현대차그룹 3사, 자율주행 합작회사에 2조5000억원 투자
"현대차그룹 주가엔 긍정적...지주사 체제로 가지 않겠다는 뜻"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KB증권은 현대차그룹 핵심 3사가 글로벌 자동차 부품회사 앱티브(Aptiv Technology Limited)와 자율주행 합작회사를 설립한다는 23일 공시는 현대차그룹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현대기아자동차 양재동 본사 [사진=뉴스핌DB] |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24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투자하기로 한 자율주행 합작회사의 성공여부를 예단하긴 아직 이른 시점이지만 이번 합자회사 설립을 통해 자율주행 개발 경쟁에서 현대차그룹이 뒤쳐질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직간접적으로 현대차그룹 주가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합작회사 투자계획을 공시했다. 현대차그룹은 앱티브와 지분율 50대 50의 자율주행 Level 4~5(SAE 기준) 솔루션 개발 및 판매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미국 소재 합작회사를 출범한다. 현대차그룹 각 계열사의 투자금액은 △현대차 1조3000억원(지분율 26%) △기아차 7000억원(14%) △현대모비스 5000억원(10%)이다.
앱티브 측이 합작회사 지분을 직간접으로 보유한 사업부를 분할매각 등으로 처분하고, 처분가액 중 합작회사 지분가치가 50% 이하인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강 연구원은 합작회사 설립은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이하 232조)와 관련해선 긍정적 신호이자 현대차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가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의 232조는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수입에 대해 대통령이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라며 "수입 자동차에 대한 232조의 적용여부 발표는 한 차례 연기되어 11월로 예정돼있는데, 232조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미국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향후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 지주회사 체제를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과거 현대차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가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대규모 투자에 대한 자금 동원 필요성을 들었다"며 "앞으로 이번 합작회사 투자와 같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함께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을 사용할 경우 지주회사 체제로 이행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KB증권은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지배하고자 할 기업은 현대모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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