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국제유가가 20일(현지시간) 완만하게 하락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진행중인 가운데 중국 대표단이 미국 농가 방문을 취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는 하락했다.
다만 주간 기준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에 대한 공급 우려와 중동 정세 긴장감으로 7% 가까이 상승, 지난 1월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4센트(0.07%) 하락한 58.09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1월물은 배럴당 12센트(0.2%) 하락한 64.28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WTI는 5.9% 상승했으며 브렌트유는 6.7% 올랐다.
이날 유가는 진전을 이루던 미중 무역협상이 삐끗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승분을 반납했다. 중국 협상팀은 이날 돌연 다음주 예정됐던 몬타나와 네브레스카 농가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협상팀의 일정 취소는 미중 차관급 무역 협상이 워싱턴에서 진행중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더 많이 사들이기 위한 단순한 협상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와의 완전한 무역 거래를 원한다"고 말한 이후 나왔다.
사우디 원유 생산량의 절반이자 전세계 생산량의 6% 정도가 타격을 입은 지난 14일 아람코 석유시설 테러 이후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20% 가까이 폭등하며 배럴당 71.95달러까지 올랐다. WTI도 10여년 만에 최대인 15%의 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후 사우디 정부가 복구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이달 말까지 원유 생산을 100% 복구하겠다며 시장달래기에 나서자 원유는 다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달 말까지 생산을 회복하겠다는 발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공급 리스크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웨인버그 상품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사우디 정부는 고객사들과의 관계 및 아람코 기업공개(IPO)에 대한 우려로 잠재적 문제를 축소하려는 경향이 있어 이번 사태의 장기적 영향력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그들이 유전을 안전하게 지킬수 있다는 것을 시장에 납득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전 정보 서비스업체 베이커 휴스에 따르면 이번주 미국 내에서 운영중인 원유 채굴 장비는 14개 감소한 719개를 기록했다. 이로써 원유 채굴 장비는 5주 연속 감소하면서 2017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향후 생산량의 증가 혹은 감소를 가늠하는 초기 지표인 채굴 장비 수는 석유 업체들이 탐사 및 생산 증대 보다는 수익 증가에 중점을 두고 신규 시추 지출을 줄임에 따라 9개월간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일간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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