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급 휴직이어야만 안식년 신청자가 있을 것”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쌍용자동차 노사가 20일 안식년제 시행 등을 골자로 하는 자구노력 계획안에 합의하면서, 노사간 구체적인 협상을 남기게 됐다.
노사합의 주요 내용은 △안식년제 시행(근속 25년 이상 사무직) △명절 선물 지급중단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의료비 및 학자금 지원 축소 등 22개 복지 항목에 대한 중단 또는 축소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대협의를 한 것일 뿐, 세부사항을 추가로 협의해야 한다”며 “안식년제를 신청할 수 있는 직원수는 과장급 이상으로 200~300명”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안식년제 휴직 기간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안식년은 통상 1년씩 쉬는데, 휴직 기간 및 임금 등을 몇 퍼센트로 할지 정해야 한다”며 “급여가 나오는 유급 휴직이어야만 안식년 신청자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안식년 신청자 규모에 따라 비용 절감 규모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안식년 신청 대상자인 쌍용차 한 부장급 직원은 “임금 없이 누가 안식년을 신청하겠느냐”며 “회사와 직원이 서로 양보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정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진 쌍용차] |
쌍용차는 이번 자구계획안에 대해 회사의 경영 체질 개선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지속성장 가능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노사 간 충분한 공감과 대화를 통해 마련된 선제적인 자구노력은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공고히 하는 원동력이자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고용을 지키는 길은 시장과 소비자들로 부터 신뢰회복을 하는 것이 유일한 길인 만큼 협력적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사는 전일 쌍용차 평택공장 등에서 자구계획안에 대해 협의했다.
쌍용차는 올들어 8월까지 총 8만8702대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지난 2분기 491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10분기 연속 적자를 피하지 못하게 됐다.
쌍용차는 지난 7월 판매 부진으로 생산물량 조절을 위해 나흘 간 평택공장 가동 중단에 이어, 임원수 20% 축소, 임원 급여 10% 삭감 등 경영진의 비용 절감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예병태 사장은 지난달 긴급 임직원 담화를 통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이후 사측은 현재의 경영 상황에 대해 노조에 설명하고 자구계획 관련한 노사 협의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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