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부터 만기 도래 시작...손실 확정해 안내 진행
내년 3~4월 만기 상품 몰려…해외 국채금리 전망은 '흐림'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만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9일부터 131억원 규모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상품 만기가 돌아온다. 내년 상반기에는 해당 DLF 판매량의 70% 이상인 5600억원 물량이 쏟아질 예정인 가운데 손실율이나 분쟁조정신청 등 사태 추이에 금융권 관심이 모아진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19일부터 만기를 맞는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 투자자들에게 확정 수익률을 안내했다. 지난 16일 기준 독일 10년물 국채금리에 따라 최종 수익률이 -60%로 확정됐다.
만기가 19일인 DLF 잔액은 131억원으로, 총 손실액은 78억원. 1% 안팎인 선취수수료와 손실액을 뺀 투자금은 만기일에 입금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만기 고객들부터 확정된 손실에 대해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며 "영업점 직원들과 본부 DLF 태스크포스(TF)가 함께 수시로 시장상황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과 함께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도 오는 25일부터 만기가 시작된다. 이달에는 두 은행에서 총 391억원 판매 물량에 대한 손실액이 결정된다.
만기 물량이 대거 쏟아지는 것은 내년 상반기. 이에 투자자들은 최근 반등한 해외 국채 금리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무위원회 소속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3~4월에 만기가 몰려있다. 오는 1~3월에는 총 판매금액의 33.5%인 2614억원이, 4~6월에는 39.0%인 3042억원 규모의 물량이 만기를 맞는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상승 흐름을 탄 해외 국채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지에 대해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0.471%로 투자금 전액 손실 구간인 -0.727%까지 내려갔다가 9월 들어 반등했다. 미국 10년물과 영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각각 1.801%, 0.689%로 상승세를 탔다.
임재균 KB증권 해외채권담당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 완화정책으로 금리가 단기간 상승할 수 있으나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둔화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물가 상승 압력 수준도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2010년 이후 최근까지 3차례 정도 글로벌 국채 급락이 나타났는데 현재 추세가 가장 가파르다"며 "경제 펀더멘털보다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나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 홍콩 사태 등 각종 불확실성 확대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만기 도래로 손실금액이 확정되면 금융감독원에 접수되는 분쟁조정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손실이 확정된 민원부터 분쟁조정 절차를 밟기 때문에 만기 이후 추후 대응을 검토하는 투자자자들이 대부분이다. 현재까지 접수된 민원은 150여건으로 이 가운데 10여건만 중도 환매로 손실을 확정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달 중순부터 꾸준히 분쟁조정 신청이 들어오고 있는데 만기가 도래하면서 민원도 늘어날 것"이라며 "속도를 높여 분쟁조정 사례를 만들고 이를 추후 민원 배상비율 결정에 참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