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북한 해킹그룹에 대한 미국 재무부의 새로운 제재 조치가 북한의 사이버 해킹 활동이 북한 정권의 주요 수입원이자 군사 무기에 버금가는 중대한 세계 안보 위협이 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미국 정부 및 유엔 관계자 및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이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들을 인용해 군, 금융, 언론사 등 전세계 중요 사회 기반 시설을 겨냥한 북한의 해킹 능력이 정교화됐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북한이 국제 제재에 맞서 북한 정권의 지정학적 힘을 키우기 위해 해킹 능력을 양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엔 제재조치로 석탄 수출과 같은 전통적 주요 수입원을 잃은 상황에서 해킹활동을 통해 정권의 자금을 보전하고 있으며 북한 정권이 기존 제재 조치로부터 압박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사이버보안업체 '파이어아이'의 존 헐트퀴스트 정보팀장은 북한 해킹 그룹 규모를 보았을 때 "오랫동안 불법행위로 자금을 마련해온 전력이 있는 북한 정권의 재정적 생명줄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 정부 관계자들은 조사 결과 북한이 해킹으로 벌어들인 자금 중 일부가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유입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6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은행이나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해킹을 감행, 2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탈취해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지난 1년동안 나타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다른 국가들에 대한 위협으로 해킹이 군사 무기를 부분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전문가인 매튜 하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연구원과 데이비드 맥스웰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사이버 작전은 상대국들의 군사적, 경제적 심지어는 정치적 힘까지 위협하는 도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13일 미 재무부는 북한의 해킹그룹 라자루스(Lazarus), 블루노로프 (Bluenoroff), 안다리엘(Andariel) 등이 북한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주요 인프라에 대한 악성 사이버 활동을 감행하고 있다며 이들을 특별 제재 대상(SDN)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재무부는 이들이 10개국 정부에 대한 해킹 작전을 총괄함으로써 금융기관에서 수억 달러를 훔쳤고 군사기밀을 도용, 일부 국가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은 북한 관계자들이 미국의 이번 제재 조치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역사적으로 해킹 활동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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