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최대 이익·고배당 예고...PBR 0.4배·PER 4.5배로 배당수익률 급증
CEO들 주가 부양위해 자사주매입·국내외 기관투자자들 상대 IR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은행들이 올해도 고배당을 예고하면서 지금 투자하면 배당수익률이 ‘연평균 환산기준 16%’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배당에도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4배, PER(주가수익비율)은 4.5배 불과하자 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주가부양에 골몰하고 있다.
15일 증권가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BNK부산은행, DGB대구은행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 은행들의 2019년 전체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9% 가량 증가한 14조~15조원으로 예상된다.
경기 하락세에도 실적이 개선되는 배경으로는 이익의 질적인 개선이 있어서다. 7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세이지만, 대출 증가세로 이자이익이 올해 40조원 가량으로 사상 최대치가 예상된다.
[자료=유진투자증권] |
반면 은행실적의 치명타인 대손비용은 역사적 최저 수준이다. 은행권 연체채권 잔액이 7조원으로 원화대출연체율이 0.4%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부실이 없어 올해 대손충당금전입비용도 5조원대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등 1~2개 대기업 대손비용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2014년 이후 5년간 명예퇴직을 크게 늘리면서 누적 기준 약 4조4000억원을 비용으로 사용했지만, 올해 증가율은 예년 수준에 불과해 판관비용증가율은 3% 내외로 낮은 편에 속한다.
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은행들은 주주가치 제고와 주가부양을 위해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현금배당규모 비율)을 21%로 역대 최고치를 준비하고 있다. 배당총액만도 3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은 9월 시점에서 은행주에 투자하면 배당수익률이 평균 ‘5.2%’, 연간 환산기준으로는 16%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주의 평균 PBR 0.4배, ROE 8.2%, PER 4.5배에 그칠 정도로 매우 저평가 구간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은행주 가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이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국가적 부도 사태 혹은 그에 준하는 리스크가 발생하면 공포스러울 만큼 은행주는 가치급락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러자 은행계 금융지주사 차원에서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검토하고 있고, 무엇보다 CEO(최고경영자)들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적극적인 IR(기업설명회)을 계획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6, 8월 장내에서 각각 3400주, 2000주를 매수했다. 굵직한 해외 IR 일정도 잡혀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달 말 런던을 찾아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IR을 개최한다. 조 회장은 현지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등 기존 주요 주주들과 더불어 새로운 장기투자기관들과 미팅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블랙록은 신한금융지주의 주식을 6.13%(지난해 말 기준) 보유하고 있다. 재일교포 주주(17% 안팎 추정)와 국민연금공단(9.38%) 등에 이은 3대 주주다.
우리금융 손 회장도 이달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서 주요 기관투자자들과 만날 계획이며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다음달 런던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