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다우존스 지수가 8거래일 연속 올랐지만 상승폭이 제한적이었고, 대형주와 기술주는 완만하게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로 연일 오른 증시가 최고치를 코 앞에 두고 피로감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다우존스 지수 일간 추이 [출처=인베스팅닷컴] |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오르자 은행주가 강세를 보이며 다우존스 상승에 힘을 실었다.
지난달 소매판매 지표가 호조를 보인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하에 소극적인 움직임을 취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7.07포인트(0.14%) 오른 2만7219.52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2.18포인트(0.07%) 내린 3007.39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17.75포인트(0.22%) 떨어진 8176.71에 마감했다.
8월 소매판매 지표는 무역 전면전 속에 미국 경제 펀더멘털의 강한 저항력을 확인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4.1% 늘어났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두 배 웃도는 결과로, 관세 충격에도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꺾이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트레이드 파이낸셜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이번 수치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넘어선 것은 물론이고 6개월 연속 증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지표 호조와 무역 협상의 기류 변화가 맞물리면서 연준 정책자들이 전폭적인 금리인하에 나서야 할 근거가 희석됐다는 판단을 제시했다.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연말까지 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중국은 미국산 대두와 돈육 등 농축산물을 추가 관세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00억달러 물량의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시기를 2주 연기한 데 대한 화답이다.
무역 마찰이 여전하지만 5월10일 미국의 관세 인상 이후 전개된 일촉즉발의 신경전이 일정 부분 진정되고 있다는 평가다.
노스웨스턴 뮤추얼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렌트 슈트 최고투자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결정적 동력은 무역 협상 기류”라고 말했다.
JP모간은 투자 보고서에서 “무역 협상과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이 연일 전해지고 있지만 주가가 단순히 가능성과 전망만으로 추가 상승할 것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종목별로는 은행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침체 공포가 한 풀 꺾인 데 따라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9% 선을 회복하는 등 장단기 금리가 오른 데 따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9% 가량 랠리했고, 씨티그룹과 JP모간이 각각 6% 내외로 뛰었다.
최근 신제품을 발표한 애플은 2% 가량 내렸다. 골드만 삭스가 목표주가를 187달러에서 16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골드만은 애플이 월 4.99달러에 공개한 TV 서비스가 이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반도체 칩 업체 브로드컴이 분기 실적 부진에 4% 가까이 떨어졌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