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국에서의 사업 기회와 관련해 미국 기업들이 수년 동안 보여왔던 낙관론이 반전되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보다 중국의 경기 둔화를 더 큰 위협으로 여기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 주재 미국상공회의소가 이날 발표한 연례 조사에 따르면 응답 회원의 51%는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정책이 매출에 타격을 줬다고 답했다. 다만 이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라는 이슈를 사업 전망 악화의 더 심각한 배경으로 지목했다.
총 333개 회원사를 상대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4분의 3 이상은 올해 중국 사업이 수익을 냈으나 매출 성장 전망치의 절반밖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매출 성장 전망치의 81% 달성에서 크게 후퇴한 수준이다.
향후 5년 동안 중국에서의 사업 전망을 낙관한다는 응답도 61%로 이전 조사에서 가뿐히 80%를 웃돌던 데 비해 악화됐다. 또 응답 기업의 21%는 향후 5년 전망을 완전히 비관한다고 답해 10%에 못 미치던 이전 응답 비율에서 확대됐다.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무역 담판을 가졌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커 깁스 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가) 불확실성과 관계가 있다”면서 “기업들은 근본적으로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58% 가까이는 앞으로 3~5년 안에 가장 큰 위협으로 중국의 경기 둔화를 꼽았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 경기 둔화를 위협으로 지목한 응답 기업은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미·중 갈등은 53% 정도로 그 뒤를 이었다.
또 올해 중국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한 응답 기업도 18%로 1년 전 응답 비율보다 3배가 늘었다. 응답 기업의 53%는 관세 조치가 투자 지출 축소 또는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고, 20%는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회원사들은 중국과의 관계 발전을 선호하는 만큼 응답 기업의 75%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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