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200명 넘기면서 팬도 생겨
"유튜브는 일기장 같은 것…남들이 안 봐도 계속하겠다"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모든 유튜버들이 인기 있을 순 없다. 1000개의 유튜브가 있다면 인기를 끄는 건 고작 한두 개. 구독자가 적어도 꿋꿋이 활동하는, 우리가 잘 모르는 유튜버들이 대다수다. 유튜브 채널 '양주석'을 운영하는 양준영씨(36)가 그렇다.
양주석은 무슨 뜻일까. "중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왔는데, 고등학교 때 유학생회 회장을 했다. 그때 '주석'으로 불려 유튜브도 '양주석'으로 하기로 했다.
유튜버 '양주석' 양준영씨. [사진=백진규 기자] |
올해 1월 방송을 시작한 그는 제품 리뷰, 먹방, 재테크 상담, 이직썰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구독자는 겨우 200명을 넘겼다. 그래도 그는 1주일 1영상을 올리려고 애쓴다. 왜? 유튜브를 하면 행복하니까.
양씨는 세상에 유익한 사람이 되기 위해 유튜버가 됐다. "다큐멘터리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은 분이 죽기 전까지 보람 있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봤다. 저도 살면서 힘든 시간이 많았는데, 제 경험을 공유하면서 함께 힘내고 싶었다. 또 유튜브를 하면 누구나 다 유튜버인 거 아니냐. 내 인생에 이런 트렌디한 명함 하나쯤은 있었으면 했다."
양씨는 본래 뱅커다. 일반 은행에서 일하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이직했다. 은행 퇴직썰 등을 보고 예전 은행 동료나 후배들이 오랜만에 연락하기도 한단다.
구독자 수가 아직은 적다 보니 유튜브로 수익을 올리는 건 어불성설. 유튜브는 구독자 1000명, 시청시간 4000시간이 지나야 수익화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괜찮다. 제가 유튜브를 하면서 더 행복해졌다. 대도서관, 보겸 같은 유튜버들은 벌써 5년, 10년씩 인터넷방송을 하면서 내공을 쌓아온 사람들인데, 벌써 실망하면 안 된다. 또 조회 수만 생각하면 웃기고 놀라게 하는 오락 콘텐츠를 해야 할 것 같은데,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캡쳐=유튜브 '양주석'] |
최근 양주석 영상을 보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은행 퇴사썰을 보고 '나만 고통받는 게 아니었다'고 공감 댓글이 달리는가 하면, 카드나 캐피탈 쓰지 말라는 영상을 통해 돈 관리의 중요성도 배울 수 있다.
"내가 사회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구나 생각하면 힘이 난다. 집안 사정이 그리 좋지 않다 보니 과거에 카드 돌려막기로 고생도 했다. 유익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보람도 크다."
다만 직장생활과 병행하는 만큼 유튜브 도전이 쉽진 않다. 퇴근 후 여가시간이 없어지긴 했지만 어차피 취미생활이니 괜찮단다. 앞으로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유튜브는 계속해 나갈 생각임도 분명히 했다.
"사실 4년 전쯤에 키즈 콘텐츠로 방송에 도전했던 적도 있었다. 그만큼 성공한 유튜버가 된다는 게 녹록지 않다는 거 안다. 제가 처음부터 돈 벌고 유명해져야지 하고 유튜브를 한 것도 아니다. 유튜브에 제 기록을 남기는, 일종의 일기장이다. 또 하다 보면 언젠가는 수입도 생길 것 같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