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공략에 집중
1분기 해외수주, 전년比 50% 이상 급감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그간 강조해온 '해외수주 확대'를 위해 현장 경영 보폭을 넓힌다. 수출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활로 모색을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선 것. 특히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우리 기업의 진출이 가장 활발한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인데 급감한 해외수주 실적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타트업 브랜치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9.06.04 kilroy023@newspim.com |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 행장은 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되는 '한국-인도네시아 정유·석유화학 산업 상생협력 포럼'에 참석해 행사를 직접 챙길 계획이다.
은 행장은 이날 행사를 위해 다른 외부 일정까지 전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수주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본인이 직접 전면에서 '총력전'을 펼쳐 우리 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겠다는 의지가 강한 탓이다.
수은의 한 관계자는 "당초 포럼 축사 이후 오후 외부일정이 예정돼 있었지 본인이 직접 챙겨야 한다는 의지가 강해 행사 일정을 전부 소화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는 우리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마련됐다. 수은은 이날 인도네시아 국영석유가스공사인 페르타미나(Pertamina)와 15억달러 규모의 기본여신약정(FA·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한다. 앞서 지난달 24일 베트남 최대 국영기업인 석유가스공사(PVN)과도 체결한 FA(20억달러 규모)에 이어 두 번째다.
기본여신약정은 주요 발주처 앞으로 신용도에 따라 지원 가능한 대출한도 등을 사전에 설정하고 개별수출거래에 대해 사전에 정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금융을 제공하는 방식을 말한다.
은 행장은 올해 들어 여러 공개석상에서 "수은의 해외사업자문과 주선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금융가용성을 극대화해 우리 기업의 고부가가치 투자개발형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FA를 구체적 금융지원 방안으로 꼽았던 바 있다.
또 이날 행사에서 수은은 페르타미나를 비롯한 30여개 인도네시아 기업들과 80여개 우리 중소·중견기업들을 상대로 ‘소규모 그룹미팅’과 ‘업체별 일대일 면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은 행장과 수은이 해외수주를 위해 총력지원에 나선 것은 국내기업의 해외수주업 상황이 올해 들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수은은 당초 올해 해외건설 플랜트 수주 지원을 위해 자금 지원액 규모를 13조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해외수주 시장이 침체를 보이며 올해 1분기 해외수주액이 48억달러(5조5500억원)로 전년 대비 50% 이상 급감해 고심이 깊다.
은 행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국내 주요 건설사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수은이 해외사업 지원을 위해 연초 책정한 여신공급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한 바 있다.
수은 관계자는 "해외수주업이 어려워질 경우 당장 체감할 수 없지만 3~5년 뒤에는 경제에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까지 직접 해외수주 지원을 위해 나선 것도 이러한 것을 대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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