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제도 시행 이후 매매·양도 불가능
한국예탁결제원·국민은행·하나은행 내방해야
비상장주식, 전자증권 전환 의무화 대상 아냐
[편집자] 증권예탁제도가 획기적으로 달라진다. 1974년 실물(종이)증권을 기반으로 한 증권예탁제도는 오는 16일 ‘전자증권제도’ 전면 도입으로 45년 만에 근본적인 변화를 맞게 된다. 앞으로 상장사 주식과 채권 등은 발행부터 유통·합병·폐지 등 전 과정이 디지털화된다. 이에 종합뉴스 통신사 <뉴스핌>은 전자증권시대 개막에 따라 달라질 여러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 거동이 불편한 80대 A씨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의 실물증권을 장롱 속에 보유하고 있다. 오는 16일 전자증권제도가 시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에게 전자등록을 요청했다. 하지만 혼자 커피숍을 운영하는 아들은 가게를 당장 비울 수 없었다. 결국 증권사 예탁기한 지난달 21일을 넘겼다.
# 50대 직장인 B씨는 1990년대 몸담았던 비상장 회사의 주식을 부인 몰래 보관 중이다. 전자증권제도가 도입되면 실물증권이 효력을 상실, 권리행사가 제한된다는 기사를 접하고 주식이 휴짓조각이 될까 잠을 못 이뤘다.
삼성전자 실물증권. [사진=예탁원, 증권박물관] |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오는 16일부터 시행되는 전자증권제도에 따른 상장주식의 전자증권 전환비율은 연초 97.6%에서 지난달 23일 기준 99.4%에 육박한다. 기존 실질주주(주권을 실물형태로 소유하지 아니하고 증권회사나 증권예탁원 등의 수탁기관에 예탁하고 있는 주주)나 실물증권 주주로서 지난달 21일까지 거래증권사에 전자증권 전환을 위해 예탁한 결과다.
반면 A씨처럼 지난달 21일까지 증권회사에 예탁하지 않은 전자등록전환 대상 실물증권은 효력이 상실(전자증권법 제36조 3항)된다. 즉 권리 취득 및 이전은 물론 신탁재산 표시·말소시 제3자에 대한 대항력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실물증권을 전자증권으로 바꾸지 않더라도 배당 등 기본 권리는 그대로 보장받는다.
A씨가 삼성전자 주주로서 권리를 온전히 행사하기 위해서는 명의개서대행회사(예탁결제원·국민은행·KEB하나은행)를 방문, 자기명의 증권회사계좌로 계좌대체 신청을 하면 된다. 명의개서대행회사 방문 시 준비물은 신분증, 실물증권, 본인 명의 증권회사 계좌, 매매계약서(타인 명의 주권인 경우 9월16일 이후 필요)다.
반면 B씨가 보유한 비상장주식은 전자증권 예탁 의무화 대상이 아니다. 전자증권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주주인 B씨가 아니라 주식 발행인의 신청이 있어야 한다. 지난달 23일 기준 비예탁 비상장주식 비율은 약 18%, 5억1000만주로 추산된다.
비상장 주식 발행인이 전자등록 전환을 원할 경우 반드시 해당 전자등록전환 주식을 전자등록 한다는 취지로 정관 및 발행 관련 계약·약관을 변경한 후 예탁결제원에 추가로 신청하면 된다.
이병래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추석연휴 기간 중 전자증권시스템 이행작업을 마무리해 오는 16일 최고 수준의 안전성과 보안성을 갖춘 전자증권시스템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