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닉스·올리패스 공모가 각각 6000원·2만원...공모 밴드 아래서 결정
5~6일 일반 청약 흥행 여부 '관심'
코스닥 침체로 공모주 변동성 ↑...기관투자자 개별 종목 송곳 검증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성장성특례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하는 라닉스와 올리패스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당초 희망했던 가격보다 공모가를 낮춰 일반 투자자 청약을 진행한다. 일반 투자자 청약에서 흥행 부진을 만회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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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닉스와 올리패스는 각각 공모가를 6000원, 2만원으로 결정했다. 두 회사 모두 희망 공모가 범위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기관 투자자들의 엄격한 공모주 투자 잣대가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코스닥 침체로 공모주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기관 투자자들이 종목 하나하나에 보수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자동차 통신 솔루션 기업 라닉스는 회사가 제시한 실적 성장 목표치가 기관 투자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라닉스는 매출의 90% 이상이 하이패스 칩에서 나오기 때문에 하이패스 수요가 중요한데, 국내시장 규모가 작아 매출 성장성을 크게 보지 않았다"며 "중국 하이패스 시장에 진출한다지만 경쟁사가 많아 수익 창출까진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라닉스는 국내 하이패스 통신 솔루션 비포마켓(자동차 출시 전 제품 부착) 점유율 1위(시장 점유율 85% 이상) 업체다. 지난달 29~30일 진행한 수요예측에 400여개의 기관이 참여해 51.68: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8000원~1만500원을 제시했다. 약 80% 기관 물량이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 이하에 몰려 공모가를 6000원으로 내렸다. 오는 18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RNA(리보핵산) 치료제 개발기업 올리패스는 기관 투자자들의 높아진 바이오주 검증 눈높이에 공모가를 내렸다.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는 "최근 기관 투자자들의 신약 벤처기업 옥석가리기 투자가 진행 중"이라며 "바이오주 하락 여파로 플랫폼 기반 신약개발 상장사들의 주가가 빠졌는데, 플랫폼을 가진 올리패스라도 밸류에이션(기업가치) 6000억원은 상대적으로 비싸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플랫폼도 중요 하지만 임상 스테이지에 있는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 영국 임상 1상 하나인 점도 공모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2006년 설립된 올리패스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올리패스 인공유전자 플랫폼(OliPass PNA)'을 기반으로 RNA치료제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지난달 30일과 이번달 2일 진행한 수요예측에 기관 투자자 242곳이 참여해 11.07: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회사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 범위는 3만7000~4만5000원(예상 시가총액 5134억~6244억원)이었다.
기관 투자자들이 90% 가까이 공모 희망 범위 이하 가격 써내 공모가를 2만원으로 책정했다. 공모 주식수도 당초 80만주에서 70만주로 줄였다. 시가총액 2775억원(공모가 기준) 규모로 오는 2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5~6일 진행하는 라닉스, 올리패스의 일반 청약 흥행 여부도 관건이다. 라닉스와 올리패스 성장성특례로 상장하는 2·3호 기업이다.
성장성특례 제도는 이익 미실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상장 트랙 중 하나다. 증권사나 투자은행(IB)이 성장성이 있다고 추천한 기업에 대해 일부 성과 요건을 면제해주는 대신 상장을 추천한 증권사는 상장 뒤 6개월 이내에 공모 기업의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하락하면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일반청약 공모주 투자자의 주식을 되사줄 책임(풋백 옵션)을 진다.
라닉스는 32만주, 올리패스는 14만주를 일반 청약 물량으로 배정했다. 라닉스의 상장 주관사하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올리패스는 미래에셋대우와 키움증권이 공동대표주관사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 관점에선 주관사의 풋백 옵션보다 회사의 사업 모델이 더 중요하다"며 "공모가가 낮아진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상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수익 기회를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