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오너일가 '4% 미만' 지분
대기업집단 전체 지배력 행사
상위 10대 오너는 0.9%에 불과
내부 계열사 지분율은 증가세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재벌 오너일가가 ‘4% 미만’ 지분으로 대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부지배력을 키우고 있는 상위 10대 기업집단 오너의 지분율은 0.9%에 불과하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대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올해 51개 집단의 총수일가 내부지분율은 총수 1.9%, 친족 2.0%(총수 2세 0.8%) 등 3.9%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총수일가 지분율 4.00%보다 0.1% 하락한 수준이다.
실질적인 지배자를 의미하는 동일인의 지분율이 0.1%포인트 줄어든 결과다. 51개 집단 총수일가는 420개 계열사(전체 계열사 1945개 대비 21.6%)에 대한 지분을 보유 중이다. 평균 지분율은 3.9% 수준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기업집단은 한국타이어로 48.1% 규모다. 그 다음으로는 중흥건설(38.2%), KCC(34.9%), DB(30.3%), 부영(24.5%) 등의 순이다.
총수일가 지분율이 낮은 기업집단은 SK(0.5%), 금호아시아나·현대중공업(각 0.6%), 하림·삼성(각 0.9%) 순이었다.
동일인의 평균 지분율은 1.9%다. 대상은 51개 집단 소속 224개 계열사(전체 계열사 1945개 대비 11.5%)에 대한 지분이다.
총수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지분율 변화 [출처=공정거래위원회] |
동일인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중흥건설(26.4%), 부영(22.9%), 넷마블(21.2%) 등으로 집계됐다. 대림(0.004%), SK(0.03%), 태영(0.05%)은 가장 낮은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다.
동일인 자녀인 총수 2세의 경우는 36개 집단 소속 169개 계열사(전체 계열사 1945개 대비 8.7%)에 대한 지분을 보유했다. 평균 지분율은 0.8%에 불과하다.
이 중 한국타이어가 가장 많은 40.4%를 차지했다. 이어 효성(14.7%), DB(11.0%), 동원(10.1%), 중흥건설(10.2%)이 뒤를 이었다.
삼성, SK, LG, 롯데, 한진, 현대백화점, 한국투자금융, 교보생명보험, 코오롱, 셀트리온, 카카오, 이랜드, 네이버, 삼천리, 넷마블 등 15개 기업집단은 총수 2세의 지분율이 없다.
한국타이어(6개), 중흥건설(4개), 효성(4개), 삼라마이다스(SM 3개), 현대자동차(1개), 한화(1개), 하림(1개), 넥슨(1개) 8개 집단의 총수 2세는 21개 계열사에 대해 100% 지분을 보유했다.
동일인의 형제자매, 배우자 등 기타 친족은 49개 집단 소속 260개 계열사(전체 계열사 1945개 대비 13.4%)에 대한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평균 지분율은 1.2%다.
기타친족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KCC로 30.8% 규모다. GS와 동국제강도 각각 9.1%, 8.3%로 뒤를 이었다.
반면 총수일가의 ‘4% 미만’ 지분에도 51개 총수있는 집단 소속 계열회사의 평균 지분율은 절반 이상인 50.9%를 차지했다. 높은 기업은 넥슨(93.9%), 롯데(78.0%), 호반건설(77.3%) 등의 순이었다.
무엇보다 총수있는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지분율 변화를 보면, 최근 20년간 총수일가 지분율은 줄어든데 반해, 내부지분율은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총수일가 지분율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3%대를 기록해왔다. 이듬해에는 2.7%로 떨어지는 등 0.1%포인트 하락세를 유지, 올해 2.4%에 머물렀다.
상위 10대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2000년 44.9%에서 2012년 55.7%를 기록, 올해 56.9%를 기록했다. 계열회사는 2000년 41.2%에서 2012년 50%를 돌파하는 등 올해 54.3%다.
내부지분율 내역 [출처=공정거래위원회] |
한편 51개 총수있는 집단 중 28개 집단이 총 197개의 금융·보험사를 보유했다.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출자금(액면가 기준)은 7조9263억원으로 전년보다 10.5% 늘어난 7564억원을 기록했다. 해외계열사는 18개 집단 소속 49개가 47개 국내계열사에 출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에 비해 출자 해외계열사는 8개, 피출자 국내계열사는 3개 증가한 규모다.
최근 5년 간 계열출자 비영리법인(공익법인) 수는 65개에서 69개로 늘었다. 피출자 계열회사수는 113개에서 124개로 증가했다. 평균지분율이 0.83%에서 1.39%로 증가한 경우다.
공정위 측은 “최근 20년간(2000년∼2019년) 총수있는 상위 10개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전반적으로 증가추세”라며 “총수의 지분율이 계속해 감소하는 반면 계열회사의 지분율은 더 큰 폭으로 증가해 전체 내부지분율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삼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총수일가가 4% 미만의 지분으로 계열사 출자 등을 활용해 대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내부거래 현황(10월), 지주회사 현황(11월), 지배구조 현황(12월) 등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