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화장품 인천공장서 민주당 현장최고위 열려
한광석 회장, 이해찬 대표에게 주 52시간 유예 요청
[인천=뉴스핌] 김선엽 기자 =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봉급을 300만원 가져가던 직원이 220만원 정도 가져갑니다. 대표님, 1년이라도 유예해주십시오."(한광석 서울화장품 회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인천에 소재한 서울화장품 인천공장을 찾았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 이후 소재·부품·장비 산업 국산화의 필요성이 커진 가운데, 선제적으로 수입 원료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는 화장품 업계를 응원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에서 K-뷰티 산업의 우수성을 치켜세우며 화장품 소재 산업의 국산화에 정부가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4일 한광석 서울화장품 회장(사진 맨 오른쪽)이 회사를 방문한 이해찬 민주당 대표(사진 맨 왼쪽)에게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유예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김선엽 기자] |
그러면서 이 대표는 "오늘 오신 기업인 여러분들이 현장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솔직하게 잘 말씀해주시면 당정간 협의를 통해서 개선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광석 서울화장품 회장은 두 차례에 걸쳐 이 대표에게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유예를 요청했다.
한 회장은 "최근 몇 년 간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과 내년부터 시행되는 근로시간의 단축으로 인해 기업의 경영활동도 많이 위축돼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한 회장은 이어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또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때인 것 같다"고 호소했다.
한 회장은 민주당 현장 최고위가 끝난 직후 공장 라인을 둘러보는 과정에서도 거듭 이 대표에게 주 52시간 시행 유예를 읍소했다.
그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봉급을 300만원 가져가던 직원이 220만원 정도 가져갑니다. 대표님 유예해주십시오"라고 요청했고, 또 다른 한 임원도 "가장 하고 싶었던 말씀입니다"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한 회장의 말에 이 대표는 즉답을 피했다. 관련 언급이나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사진 맨 오른쪽)이 4일 인천 소재 서울화장품 공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김선엽 기자> |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50명 이상 300명 미만 사업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5명 이상 50명 미만은 2021년 7월 1일부터 각각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해야 한다. 300인 미만 사업장인 서울화장품은 내년부터 이 규정을 적용받는다.
서울화장품은 한 해에만 1600개의 화장품을 생산하는 다품종 소량 생산기업이다. 업종의 특성 상 기계 자동화에 한계가 있어 노동집약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주 52시간이 시행되면 가변적인 화장품시장 수요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 회장은 기자에게 "우리는 일이 많아 잔업을 한다. 토요일이나 일요일도 일을 해서 300만원 가져가는데 봉급이 줄게 생겼으니 직원들이 다들 난리"라고 전했다.
한 회장은 이어 "회사도 일을 못 할 상황이 되니 수출 다 뺏기게 생겼다. 그게 문제"라면서 "우리도 계획이 있어야 하니까 (정부에서) 1년이라도 유예를 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정수 서울화장품 대표는 "계획된 주문을 생산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마케팅을 하다 보면 급하게 발주 들어오는 것은 주말에도 일을 해야 되고 저녁에도 해야 된다"고 화장품업종의 특수성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켜서) 낮에만 일하려면 사람을 더 뽑아야 하고 라인도 더 깔아야 된다"며 “하지만 주문이 탄력적으로 들어오니 직원을 뽑았는데 일이 없을 수도 있어서 부담스럽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광석 서울화장품 회장<사진=김선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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