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발표 대책들 모아 경기보강 대책 내놔
잇따른 재탕 발표에 피로감만 높아져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정부가 4일 수출·투자·내수 활성화 대책을 추가로 발표했지만, 대부분 기존에 발표한 대책이어서 '재탕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발표한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수준에 그쳐 정부 대책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4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대책'을 발표했다. 민간투자를 촉진하고 소비심리 제고를 통해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수출활력도 높이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홍남기 부총리는 "글로벌경제 하향세와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하반기 들어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까지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 하방리스크도 커지는 양상"이라며 "관계부처간 고민해 온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대책을 논의하고 최대한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핵심규제 여전한데 투자대책 '재탕' 반복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제활력 보강 추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은 이미 지난해 이후 몇 차례 발표한 대책들이고 새로운 내용은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기존에 발표한 대책들을 '포장'을 달리해 새로운 상품인 것처럼 내놓는 형국이다.
실제로 주요 대책을 보면, 우선 올해 계획된 54조원 규모의 공공기관의 투자를 100% 집행하고 ,내년 투자계획을 앞당겨 올해 하반기에 1조원을 조기에 투자하겠다고 제시했다.
민간투자 촉진을 위해서는 총 13.2조원 규모의 민자사업이 연내 착공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투자분 4.2조원 중 하반기 집행예정인 2.8조원을 차질없이 집행하겠다는 게 고작이다.
기업투자 프로젝트도 연내 착공이 계획된 16.1조원을 최대한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것과 함께 글로벌 전자상거래 물류센터, 복합쇼핑몰 건립 등 추가로 발굴하겠다는 수준이다.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와 관련해서도 대부분 새로운 내용 없이 재탕·삼탕 정책이다. 하반기에 SOC사업 6.3조원, 생활SOC사업 2.9조원을 집행하겠다는 것은 이미 계획된 것이다.
◆ 겉도는 내수활성화 대책…체감효과는 '글쎄'
소비심리를 제고하겠다면 내놓은 내수 활성화 대책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효율 가전기기 구입시 10% 환급(총 300억원) 대책도 이미 발표한 것이고, 수요를 감안해 100억원 추가 확대하겠다는 것도 체감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전경 [사진=뉴스핌 DB] |
근로·자녀장려금 추석이전 조기지급도 수차례 나온 대책이고,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20조원 신규 공급, 중소기업 정책금융 3.6조 지원, 햇살론 확대 등 서민대책도 새로울 게 없는 대책들이다.
영세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해 지역신보 특례보증 확대(300→1,000억원), 온누리상품권 2000억원 확대(2.0→2.2조원) 등 대책도 기존 대책에 지원규모를 약간 늘리는 수준이어서 체감효과는 얼마나 클 지 의문이다.
◆ '대출 확대'만 반복…알맹이 없는 수출대책
수출대책도 알맹이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대부분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을 늘려주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고, 악화되는 수출구조를 타개할 대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
실제로 정부는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조정해 수출 1조원, 설비투자 3조원,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1조원 등 총 5조원 지원할 방침이다.
또 중소기업 생산설비 및 운전자금 대출 지원규모 1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수산물 수출업체에 필요자금 대출지원도 1181억원에서 1260억원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9월 중 수출시장 구조 혁신방안을 수립하고, 디지털무역(9월), 글로벌 혁신기업(9월), 컨텐츠(9월), 서비스산업(10월) 등 분야별로 수출대책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이 담길 지 의문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각종 종합대책이 잇따라 반복되다 보니 중복되는 내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재탕정책이라기 보다는 기존 대책을 차질없이 잘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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