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상으로 7년 만의 양자 정상회담
수지 고문과 로힝야족 박해도 논의할 듯
[방콕=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수지 국가고문은 미얀마의 실질적인 지도자다.
문 대통령은 태국에 이어 신남방 순방 일정의 두번째 방문국가로 3~5일 미얀마를 찾는다. 2012년 이후 7년만에 이루어지는 우리 정상의 양자 국빈방문이다.
방문기간 동안 수지 국가고문과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윈 민 대통령과의 면담 등 일정을 갖고 △미래 양국 간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협력방안 △우리 기업의 현지진출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등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네피도 로이터=뉴스핌] 남혜경 기자 =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
문 대통령은 수지 고문과의 회담에서 라카인주(州) 로힝야족 박해 논란에 대한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2017년 미얀마 라카인주 일대에 거주하는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 반군단체가 경찰 초소 등을 습격했다. 이후 미얀마군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고 로힝야족에 대한 무차별 폭력·강간·방화가 발생했다. 로힝야족에 대한 박해와 유혈사태로까지 확산되며 지금까지 70만명이 넘는 로힝야족이 방글라데시 등으로 피난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후 세계적인 민주화 운동가 출신으로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미얀마의 실권자인 수지 고문이 '인종청소'에 눈을 감았다는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5·18 기념재단은 수지 고문에게 수여한 ‘광주 인권상’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국제사면위원회도 수지 고문이 한때 자신이 쟁취하려 했던 가치들을 배반했다며 지난 2009년 스녀에게 수여했던 최고 명예의 '양심의 대사상을 박탈하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내 관심이 높은 만큼 문 대통령이 이날 수지 고문과의 정상회담에서 로힝야족 박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정부는 국제 사회와 함께 인도적 지원 등 라카인 문제에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라카인 문제에 대해 "2017년 라카인 사태 이후 발생한 대규모 난민 문제와 관련해 피난민들의 자발적이고 안전하며 존엄한 귀환을 위한 환경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러한 기존 입장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태국 일정을 마무리하고 미얀마로 이동해 순방 일정을 이어간다. [사진=청와대] |
한편 박철민 청와대 외교정책비서관은 신남방 순방 관련 브리핑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미얀마와의 경제협력 기반을 제도화하고 지속가능한 동반성장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협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문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미얀마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겪는 행정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한국기업 전담창구(코리아 데스크)가 개설된다. 또 통상산업 협력 채널을 구축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국 기업들을 위한 경제협력 산업단지가 조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얀마는 한국의 개발모델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우리 정부의 지원 하에 한국의 코트라(KOTRA),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벤치마킹한 MYANTRADE와 MDI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이들 기관에 대한 운영 지원과 기존의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을 한단계 더 발전시켜 정책 자문을 제공하는 새 프로그램을 미얀마와 협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미얀마 방문 이틀째인 4일 경제협력 산업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단지는 한국 기업을 위한 미얀마 최초의 산단이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