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까지 판매된 제품 전량에 시정조치 적용
녹으로 인한 성능 저하시 10년 무상수리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한국소비자원이 LG전자 의류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미흡함을 확인하고 시정권고를 내렸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전량 무상수리를 진행한다.
한국소비자원은 LG전자에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탑재된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 145만대를 무상으로 개선된 부품으로 교체 조치하라는 시정권고를 내렸다고 29일 밝혔다. 145만대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지난 6월까지 판매된 총량이다.
LG전자는 권고를 수용해, 판매 제품 전량에 △세척 프로그램 개선 등 콘덴서 내 먼지 축적 방지 조치 △제품 내 잔존수를 저감 조치 △녹 발생 부품으로 인한 성능 저하시 10년 무상수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LG 의류건조기 내부 바닥에 건조·세척 후 완전히 배출되지 않은 세척수가 고여 곰팡이가 발생한 모습 [사진=한국소비자원] |
앞서 해당 건조기의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미흡해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고, 자동세척에 활용된 응축수(세척수)가 배출되지 않고 내부에 잔류해 곰팡이 및 악취가 발생한다는 사례가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 Consumer Injury Surveillance System)에 다수 접수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실사용 가구에 대한 현장점검 등 사실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건조기를 사용하는 50개 가구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한 결과, 78%(39대)에 해당하는 제품이 ‘콘덴서 전면면적 대비 먼지 축적면적’이 10% 미만이었다. 나머지 22%(11대)는 그 이상이었으나, 모델(제품 크기)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먼지 축적량이 50% 이상인 제품(1대)도 확인됐다.
특히 반려동물이 있는 5개 가정 내 대형건조기는 먼지 축적면적이 모두 10% 이상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유무 및 사용기간 경과에 따라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소형건조기와는 차이가 있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
애완동물 유무에 따른 모델별 콘덴서 먼지 축적량 [사진=한국소비자원] |
대형건조기엔 주로 반려동물의 털이 먼지와 섞여 축적돼 있었다. 구입 후 6개월 이상 사용한 대형건조기 10대 중 4대(40%)에 20% 이상의 먼지가 축적돼 있어, 20% 이상 먼지가 축적된 제품이 없었던 6개월 미만 사용 대형건조기 군에 비해 그 정도가 심했다.
콘덴서에 먼지가 쌓이는 원인은 사용조건에 따라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세척기능 조건 설정이 미흡하고, 특히 대형건조기의 경우 필터가 아닌 다른 경로로 먼지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세척 기능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건조과정 중 내부바닥에 1.6~2리터(ℓ)의 응축수가 모여야 하는데, 소량의 의류를 건조할 경우 응축수가 적게 발생한다. ‘침구털기’ 등 건조 이외 기능을 사용할 때에는 응축수가 발생하지 않아 자동세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소형건조기에는 필터 결착부위에 고무재질의 실링(Sealing) 처리가 돼 있어, 본체와 필터 사이의 틈으로 먼지가 유입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으나, 대형건조기의 경우 실링처리가 돼 있지 않아 먼지 유입이 용이한 구조였다.
소비자원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콘덴서 먼지 쌓임을 방지하는 조치는 단기간에 효과검증이 어렵고 이번 무상수리 조치로 예견치 못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업자 조치 후 3·6·12개월 단위로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해 필요한 조치를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nana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