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유럽 주요국 증시가 23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보복 관세에 대해 대응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단서를 거의 제공하지 않으면서 시장을 실망시켰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이 2.93포인트(0.78%) 하락하며 371.36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135.53포인트(1.15%) 내린 1만1611.51을 나타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33.20포인트(0.47%) 하락한 7094.98을 기록했고, 프랑스 CAC40 지수도 61.38포인트(1.14%) 내린 5326.87을 나타냈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오는 9월 1일부터 시행되는 미국의 추가 관세에 맞서 75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농산품·원유·소형 항공기·자동차 등 총 5078개의 미국산 수입품목이 5% 또는 10%의 추가 관세 대상이 되며, 품목별로 9월 1일과 12월 15일에 나눠 부과된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내 미국 기업들이 중국 생산 외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당장 철수하라는 트윗과 함께 펜타닐 운송 거부 등의 대응 조치를 예고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뉴욕 증시가 1% 넘게 하락하고 스톡스600 지수도 0.7% 넘게 빠졌다. 특히 무역 의존도가 높은 독일 DAX지수는 1.2% 하락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은 더 나쁜 국면으로 흘러가고 최종 합의에 이르기 전 양국에 경제적 고통이 수반될 것"이라며 "트럼프는 대선 전까지 중국을 징벌할 수 있는 수단을 끌어모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우호적인 위치'에 있다고 평가하며 "글로벌 경기 둔화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경우 적절히 행동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금리 인하 향배에는 뚜렷한 신호를 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향해 "시진핑 보다 더 큰 적"이라고 비판하며 "평소대로 연준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라보뱅크의 필립 바레이 선임 전략가는 "파월의 발언은 시장이 바라던 만큼 명확하지 않았으나 최소한 9월 금리 인하 쪽으로 연준이 기울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했다"고 전했다.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는 4주 연속 하락하며 지난 2월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보였다. 종목별로는 클뢰크너가 티센크루프의 인수 소식에 7% 상승했으며 하스브로는 페파피그를 소유한 엔터테인먼트 원을 인수하면서 7% 넘게 하락했다.
스톡스 유럽 600 지수 3개월 추이 [차트=인베스팅닷컴] |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