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절차적 불법성 없었다” → 22일 “나 몰라라하지 않겠다”
연이은 의혹 제기에 대통령·여당 지지율↓…비판여론에 수위 조절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딸의 입시 특혜 논란에 '가짜뉴스'라고 응수하던 조국(45)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법적 문제 없다는 말로 나몰라라 하지 않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높아지는 비판 여론에 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새다.
22일 오전 9시37분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적선현대빌딩에 모습을 드러냈다. 출근길 취재진을 만난 조 후보자는 미리 준비한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입장문을 읽어 내려갔다.
언뜻 보이는 종이 위로 썼다 지운 흔적이 눈에 띄었다. 중간 중간 펜으로 직접 수정한 흔적까지 연일 쏟아지는 의혹에 고심을 거듭한 모습이었다.
조 후보자는 "저와 저희 가족들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이 컸던 만큼 가족 모두가 더 조심스럽게 처신했어야 했고 저 역시 집안의 가장으로, 아이의 아버지로서 더 세심히 살폈어야 했다"며 "'당시 제도가 그랬다',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말하며 나몰라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위치한 사무실로 출근을 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2019.08.22 pangbin@newspim.com |
불법성은 없었으며 최근 제기된 각종 의혹은 '가짜뉴스'라며 강한 어조로 맞받아친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였다.
조 후보자는 전날 "국민들의 질책을 받고 또 받겠다"고 하면서도 "딸의 장학금과 논문 저자 문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제 가족이 요구하지도 않았고 절차적 불법성은 없었다. 제 딸이 문제의 논문 덕분에 대학 또는 대학원에 부정입학했다는 의혹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했다.
"선친의 묘소까지 찾아가서 비석사진을 찍어 손자손녀 등의 이름을 공개하는 건 개탄스럽다"며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을 겨냥해 비판의 수위도 높였다.
하루 만에 수위조절에 나선 조 후보자의 입장 변화는 실시간으로 내놓는 해명에도 이를 반박하는 각종 의혹이 꾸준히 나오면서 사퇴 촉구 여론이 심상치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조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두고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고, 여권 내부에서도 지지층 이탈 우려 목소리가 나오자 조 후보자가 수위조절을 하면서 중도하차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조 후보자는 입장문 말미에 사퇴 의사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민여러분의 따가운 질책을 달게 받겠다. 더 많이 회초리를 들어달라"며 "모든 것은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했다. 조만간 검찰 개혁에 대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끝까지 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여론은 날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조 후보자와 정부 여당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전국 성인 1507명을 대상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2.3%p 빠진 38.3%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49.2%를 기록해 지난 6월 이후 9주 만에 긍정평가를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나 리얼미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adelant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