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이 부쩍 잦아진 화재로 빠르게 소실되고 있다. ‘남미의 트럼프’라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올해 1월 취임한 후 아마존 보전보다 개발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벌목꾼들이 지른 불에 타고 있는 아마존 정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BBC는 브라질 국립우주연구협회(Inpe)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아마존 화재 발생 건수가 약 7만2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하며 2013년 집계를 시작한 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한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발생한 화재만 9500건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에는 한 해 동안 발생한 화재 건수가 4만건이 되지 않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Inpe의 분석을 일축하며 화재가 늘어난 것은 농장주들이 토양 개선을 위해 불을 지피는 ‘퀘이마다’(queimada) 기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Inpe는 “퀘이마다 기간과 건기임을 반영하더라도 화재 건수가 이례적으로 많고, 화재는 자연발화보다 인재인 경우가 훨씬 많다”고 반박했다.
환경보호 활동가들은 환경 보전보다 개발을 우선시하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아마존의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도입된 각종 규제를 철회하자 벌목꾼과 목축업자들이 아마존을 불태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취임 이후 아마존 개발 규제 완화 및 환경부 축소 등 개발 중점 정책을 펼쳐 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을 불태우는 ‘네로 황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지난 5월에는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를 위해 국제사회에서 조성된 ‘아마존 기금’을 산림보호구역 원주민에게서 토지를 빼앗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BBC에 따르면 아마존에서 발생한 화재 연기로 인해 20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한 시간 가량 정전이 발생했다. 상파울루에서 2700km 이상 떨어진 아마조나스주와 론도니아주에서 발생한 화재 연기가 강한 바람에 상파울루로 유입되며 정전이 발생했다.
위성사진에서는 브라질의 최북단에 위치한 로라이마주가 온통 검은 연기로 덮여 있고, 인근 아마조나스주는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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