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스칸데르 미사일 개발 완료...사실상 전력화 단계 진입
‘저고도‧풀업기동’…기존 탐지‧요격 체계로 대응 어려울 듯
軍 “방어‧요격 범위 내” vs 전문가 “현재로선 대응 공백 우려”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이 이스칸데르 미사일(KN-23)의 최종 개발 및 전력화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이 보유한 방어 및 요격 시스템으로 대응이 가능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6일 오전 5시 24분과 5시 35분경 황해남도 과일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서울=뉴스핌]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새벽 신형 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이동식발사차량(TEL)서 발사되는 신형 전술유도탄.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6일 북한의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했다. 또한 고도는 약 37㎞, 비행거리는 약 450㎞, 최대 비행속도는 마하 6.9이상인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19.08.07 |
다음 날인 7일 북한은 노동당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6일 발사체가 발사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통신은 사진과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새벽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했다”며 “위력시위사격을 통해 신형의 전술유도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안전성, 실전능력이 검증됐다”고 언급했다.
통신은 앞서 7월 2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보도에서도 “새로 작전배치하게 되는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라고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6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KN-23으로 명명되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최종 개발 완료 및 전력화 단계 진입을 입증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이 스스로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의 신뢰성과 안전성, 실전능력이 검증됐다”. “(시험 발사가 아닌) 위력시위사격을 했다”고 한 데다, 6일 발사 현장에서 김 위원장이 당과 군의 고위 간부들, 과학자들, 군수노동자 등과 함께 기념사진까지 촬영했다는 점에서다.
또 ‘북한이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발한 것 같다’는 관측이 처음 제기된 5월 4일을 비롯해 5월 9일, 7월 25일, 7월 31일, 8월 2일까지 총 5차례의 시험발사를 거치는 동안 성능 시험은 이미 마쳤다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다만 북한이 7월 31일과 8월 2일의 발사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아닌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제외하고라도 이스칸데르 미사일 시험발사 및 위력시위사격을 총 4회 실시했기 때문에 성능 시험을 하기에는 충분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포함해 방사포 등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사진=노동신문] |
◆ ‘풀업기동’ 가능한 이스칸데르, 탄도 예상 힘들다…“요격 미사일이 따라잡기 어려워”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러시아가 SS-1 스커드, SS-23 오카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한 최신형 단거리 전술 탄도 미사일이다. 북한은 이 러시아산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기반으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발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가장 큰 특징은 요격미사일을 회피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됐다는 점이다.
보통의 탄도미사일은 탄도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에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떨어지기 전에 공중에서 요격하는 방식으로 대비할 수 있다. 반면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탄도를 예상할 수 없어 요격이 어렵다.
특히 저고도에서 빠른 속도로 비행할 수 있고, 급격한 ‘풀업기동(하강 단계에서 상승)’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존 탐지 및 방어체계로는 대응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류성엽 21세기 군사연구소 정보분석관 겸 전문연구위원은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하는 풀업기동은 쉽게 말해 돌을 수면에 던졌을 때 ‘통통’ 튕기면서 가는 이른바 ‘스킵 패턴’을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미사일이 어디에 떨어질지 예측하고 대응을 했는데, 스킵 패턴 때문에 다시 계산해서 다시 예측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류 위원은 이어 “다시 말해 대응하는 쪽에서 이미 요격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스킵패턴을 통해 다른 위치로 가 버렸고, 거기에 맞춰서 다시 요격미사일을 옮기기엔 너무 많은 에너지가 들게 된다”며 “그래서 대응하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 kilroy023@newspim.com |
◆ 정경두 국방부장관 “이스칸데르, 우리 군 방어자산 및 요격성능 범위 내” 자신감 표출
전문가 “미국‧독일도 아직 대응법 못 찾아…대응 공백 생길 수도” 우려
군은 “이스칸데르 미사일 등 북한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이 우리 군의 방어자산과 요격성능 범위 내에 있다”며 우려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북한의 도발이 있었던 지난 7월 31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 참석해 “북한의 미사일 관련 우리 군의 능력이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며 “작전 운영 시스템과 방어능력, 공격능력 등 모든 면에서 우리의 기술 능력이 북한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정찰 면에서는 잘 아시겠지만 곧 고고도 무인정찰기나 군사정보정찰위성 도입을 진행하며 현재 정보감시 정찰능력을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고 있고, 오늘 북한 미사일을 탐지한 이지스함과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등을 통한 전문화된 탐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방어능력 면에서도 중앙방공통제소(MCRC), 한국군 탄도탄작전통제소(KTMO) 등 방어자산을 우리가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한미 간 의사결정 공유를 잘 할 수 있도록 돼 있고,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 추가 보완, 이지스함 추가 3척 건조 등 자산 성능 업그레이드 계획도 다 있다. 보완계획도 (북한보다) 우리가 훨씬 앞서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방어능력은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와 패트리어트, 그리고 우리가 가진 패트리어트 시스템이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씀을 드리겠다”며 “최근에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유사한 형태고, 저고도에서 풀업기동을 해서 좀 더 (탐지나 방어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냐고 하는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의 방어자산과 요격 성능 범위 내에 있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국방부가 얼마 전 ‘우리는 이미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20년 전부터 만들었고, 또 우리 요격 및 방어체계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했는데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박 원장은 이어 “세계에서 가장 (미사일) 방어무기 개발에 적극적인 독일과 미국도 아직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막을) 방법을 못 찾았는데, 우리가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면 우리가 전 세계를 통틀어 최고의 미사일 기술을 갖췄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제 몇 달 내로, 연내에 북한이 이스칸데르 미사일 전력화를 할 텐데, 현재 우리 군에는 그걸 막을 수 있는 방어 체계와 요격할 수 있는 체계가 없다”고 우려했다.
류성엽 연구위원도 “북한이 (이스칸데르의) 실전 배치 속도를 높이게 되면 아무래도 한동안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