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푸에르토리코에서 일주일 사이 세 번째 주지사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 대법원은 막말 논란으로 사임한 리카르도 로세요 주지사의 뒤를 이은 페드로 피에를루이시 국무장관 지명자의 주지사 취임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페드로 피에를루이시 국무장관 지명자는 5일 만에 주지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피에를루이시 국무장관 지명자가 물러나면서 주지사직은 다음 승계 순위인 완다 바스케스 법무장관에게 넘어갔다. 바스케스 법무장관은 이날 오후 푸에르토리코의 주지사로 취임했다.
앞서 지난달 로세요 주지사가 정부 측근들과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주고받은 889쪽 분량의 메시지가 공개됐고, 해당 메시지에서 로세요 주지사가 여성 및 동성애 혐오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났다. 로세요 주지사의 막말 논란은 경기 침체와 만연한 부패 등으로 지쳐있던 시민들의 분노를 키웠으며, 결국 대규모 사퇴 시위로 이어졌다. 시민들의 거센 퇴진 압박에 로세요 주지사는 결국 지난 2일 불명예 퇴진했다.
로세요 주지사는 차기 주지사로 페드로 피에를루이시 국무장관 지명자를 임명했다. 피에를루이시 국무장관 지명자는 하원에서의 인준은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인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주지사에 취임했다. 당초 주지사로 취임하기 위해서는 양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2005년 헌법 수정 조항에 따르면 국무장관은 양원의 인준 없이도 주지사로 취임할 수 있다. 하지만 상원이 이와 관련해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했으며, 법원은 해당 조항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상원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피에를루이시 국무장관 지명자가 이날 오후 5시까지 주지사 사무실을 비워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으며, 피에를루이시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바스케스 법무장관이 주지사로 취임하기 전 피에를루이시 지명자는 성명을 통해 "푸에르토리코 대법원의 결정을 고려할 때, 나는 물러나야 하며 법무장관을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은 당파적, 이념적, 개인적인 의제를 뒤로하고 푸에르토리코를 위해 모두가 단결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한편, 바스케스 법무장관은 주지사 자리를 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취임 선서를 하기 전 성명을 통해 "푸에르토리코에게는 확실성과 안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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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 바스케스 푸에르토리코 법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주지사로 취임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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