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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데이턴·엘패소 방문..성난 민심에 비공개 행보 ‘곤욕’

기사입력 : 2019년08월08일 06:06

최종수정 : 2019년08월08일 06:06

‘총기 참사’ 데이턴, 엘패소 잇따라 방문·위로
주민들, “당신이 왜 여기 오나” 항의 시위에 비공개 일정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지난 주말 잇단 총기 참사가 발생한 오하이주 데이턴과 텍사스주 엘패소 방문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백악관을 출발, 데이턴과 엘패소의 병원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총격 사건의 피해자들과 가족들을 위로하고 총기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미국 내 여론을 모으기 위한 행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인종 차별적 언행과 미온적인 총기 규제에 항의하는 주민들의 ‘성난 민심’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주민들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문에 항의하기 위해 ‘베이비 트럼프’ 풍선을 세우고 총기 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첫 번째 방문지인 오하이오주에 도착, 총격 피해자들이 입원해 있는 데이턴의 마이애미밸리 병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병원에 도착하기 전부터 상당수 데이턴 주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병원으로 향하는 시내의 길목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베이비 트럼프’ 풍선 인형이 설치됐고, 주민들은 ‘무엇이라도 해봐라’ ‘트럼프가 우리를 분열시키고 있다’ ‘당신이 이곳에 왜?’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손 구호를 들고나왔다.  

백악관 측은 이를 의식, 트럼프 대토령의 오하오이주 공항 도착부터 병원 방문 일정을 철저히 일반에 비공개로 진행했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은 병원을 방문해 사건 피해자와 가족, 의료진 등을 만나 위로하고 격려했다’는 내용을 짤막하게 트위터에 올렸을 뿐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온라인 사이트에 관련 기사를 헤드라인으로 올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회복 중인 도시를 위로하기 위한 첫 방문지인 데이턴에서 대중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신문은 “슬픔에 잠긴 지역사회를 방문하는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대중에게 애도를 표하고 국가를 위로하기 위한 기회로 활용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인구 14만의 데이턴 방문은 그런 전통이 깨진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어 방문한 텍사스주 엘패소 역시 오전부터 많은 주민들이 시내 곳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특히 엘패소가 고향인 민주당이 대선 주자 베토 오루크 전 하원의원은 항의 집회를 주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증오를 조장하면서 총기 규제는 하지 않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 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kckim10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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