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대규모 통과 교통이 지나는 고속화도로인 서울 북부간선도로의 신내나들목(IC)과 중랑나들목 사이 신내3지구 데시앙포레아파트 전면에 인공지반이 설치된다. 그 위에 신혼부부, 청년을 위한 공공주택 1000가구와 대학생 기숙사 그리고 공원과 같은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인공지반을 만들고 그 위에 공공택지를 조성사업으로는 박근혜 정부 시절 행복주택 공급방안에서 구상됐지만 시도되는 것은 처음이다. 내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이르면 오는 2025년 완공한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는 저이용 공공시설인 도로 상부를 활용한 '북부간선도로 입체화 사업'의 밑그림을 발표하고 이 일대 사업지 총 7만4675㎡에 대해 '신내4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지난해 말 발표한 '주택공급 5대 혁신방안'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공급물량에 치중했던 기존 공공주택 정책에서 벗어나 ‘도시 재창조’의 관점에서 주민의 삶의 질과 미래도시 전략까지 고려한 서울시의 대표적인 공공주택 혁신모델이란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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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간선도로 입체화 후 오픈 스페이스, 입체 보행로, 생활SOC 및 청신호주택 등이 조성된 상상도 [자료=서울시] |
인공지반은 중랑구 북부간선도로 신내IC~중랑IC 약 500m 구간 상부에 조성된다. 이 곳에는 청년 1인가구와 신혼부부 중심의 1000가구 규모 공공주택 '청신호 주택'이 조성된다. 또 주민 삶의 질과 직결되는 공원, 보육시설 같은 생활 SOC, 일자리와 관계된 업무·상업시설을 집약적·입체적으로 배치해 공공택지의 자족기능을 확보한다.
인공대지 위 곳곳에는 녹지공간(오픈스페이스)를 최대한 확보해 주변 지역주민들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원과 도시농업시설, 여가활동을 위한 공동이용시설 등을 촘촘하게 배치한다. 또 그동안 북부간선도로로 단절됐던 신내역과 신내3지구를 연결하는 공중보행길이 설치된다. 지금 경춘선 역사인 신내역은 향후 6호선과 면목선 경전철역이 지나는 트리플 역세권이 될 예정이다.
특히 '도로 위 도시'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소음, 진동, 미세먼지 등은 수차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는 검토의견을 받은 상태다.
우선 소음·진동에 대해서는 터널 내 흡읍판, 차량진동 차단·저감장치 등을 설치하고 소음차폐형 구조를 적용하는 방식 등을 검토 중이다. 또 인공대지를 만들기 위해 도로 위에 놓는 터널로 인한 환기 문제는 대기확산 시뮬레이션을 가동해 적정한 환기 및 정화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공사기간 중 발생하는 소음, 분진 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 중 환경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교통과 관련해서는 북부간선도로 기존 차로 수를 유지하면서 공사한다는 방침이다.
지금 저층주택, 창고 등으로 쓰이고 있는 북부간선도로 옆 부지는 청년창업시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시는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지 총 7만4675㎡를 '신내4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한다. 지정 대상지는 북부간선도로 신내IC~중랑IC 구간 약 500m(2만3481㎡)와 북부간선도로와 신내차량기지 사이 저층창고 부지(3만3519㎡), 도로 북측의 완충녹지 일부(1만7675㎡)다. 국공유지는 67%며 사유지는 3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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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내4공공주택지구 위치도 [자료=서울시] |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되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환경·교통영향평를 비롯한 건축에 필요한 각종 심의를 통합심의로 받게 돼 사업추진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다. 이와 관련해 5일부터 14일 간 공공주택지구 지정(안)과 전략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주민공람을 연다.
시는 연내 지구지정을 마무리하고 10월 중 국제현상설계공모에서 설계안을 채택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20년 지구계획 및 주택건설사업 승인, 실시설계를 거쳐 이르면 오는 2021년 하반기 착공한다는 목표다. 2025년이면 실제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자발적인 주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민관 거버넌스 ‘주민협의체’를 구성한다. 지역주민과 전문가, 서울시, 중랑구, SH공사가 참여하며 월 1회(필요시 수시개최) 정기회의를 개최해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박원순 시장은 "도로 상부를 활용해 주택을 지은 독일의 ‘슐랑켄바더 슈트라세’, 유휴부지에 혁신적 건축물을 짓는 프랑스의 ‘리인벤터 파리’ 같이 저이용 토지를 활용해 지역발전까지 이끌어내는 신개념 공공주택을 서울에서도 본격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이번 사업으로 그동안 북부간선도로로 인해 단절되고 고립돼 생활하기 불편했던 신내IC 일대는 편리하고 활력이 넘치는 중랑구의 중심생활권으로 탈바꿈돼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