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기혼 남성이 '딸락'(이혼)을 세번 외치면 이혼이 성립되는 이슬람 관습인 '트리플 딸락'이 인도에서 위법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카타르 위성 매체인 알자지라는 2017년 인도 대법원의 트리플 딸락에 대한 위헌 판결 이후 2년만에 인도 의회가 30일(현지시간) 이혼을 구두로 통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무슬림 여성법'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무슬림 여성 두 명이 인도 올드델리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인 자맛마스지드에서 '이프타르'를 마친 후 기도를 하고 있다. 이프타르는 라마단 기간 중 금식 후 첫 식사를 지칭한다. 2018.05.20.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법안은 트리플 딸락으로 이혼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어기면 최대 3년형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법안은 지난주 하원 통과에 이어 이날 상원에서 찬성 99표, 반대 84표로 가결됐다. 법안이 효력을 얻으려면 형식상 절차인 대통령 승인만 남아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해당 법안이 "무슬림 여성에게 행해진 역사적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라며 법안 통과 소식에 반가움을 표했다.
반면, 야당 측은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의 일방적 추진이라며 반발했다. 일부 정당은 표결에 불참했다.
제 1야당인 인도국민회의당(INC) 소속 굴람 나비 아자드 상원 의원은 야권이 3년 징역이 과하다는 이유로 법안에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종교 관행에 대해서는 이정도 수준의 징역형을 내리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법안 반대 측에서는 남성이 이혼 통보를 했다가 감옥에 3년동안 수감될 경우 배우자인 여성이 어떻게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와 관련한 방안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번 법안 통과로 직접적 영향을 받게된 무슬림 공동체도 반대 입장이다. 이들은 트리플 딸락이 잘못됐다고 인지하나 관습법에 대한 검토는 정부가 아닌 종교 공동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무슬림 정당인 AIMIM의 대표이자 하원 의원인 아사두딘 오와이시는 BJP가 힌두 사회를 개혁하는데 실패하자 무슬림을 겨냥하고 있다며 여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힌두민족주의를 표방하는 BJP와 모디 정권은 무슬림 공동체와 지속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모디 정부는 무슬림을 겨냥한 범죄에 있어 미온적 태도를 보여 비난을 받았으며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된 2018년 카슈미르 무슬림 여아 납치 및 살인사건에 BJP 당원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번 논란은 인도 사법체계적 한계와도 관련이 있다. 인도는 헌법에 세속주의 국가 기틀을 명시했으나 1951년 헌법 제정 이후 아직도 통일된 민법체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대신에 사회는 힌두와 무슬림으로 양분되어 혼인, 이혼, 상속, 부양 등에서 각 공동체의 관습에 의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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