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 부회장 네드베드 "위약금 물고 경기 취소" 요청
K리그 "세리에A에도 항의 서한 발송"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유벤투스 구단 부회장이 친선전 경기 취소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유벤투스 구단에 이어 세리에A 측에도 항의 서한을 보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유벤투스전 관련 브리핑을 열며 "유벤투스에 항의 공문을 보냈다. 또한 대회 승인권자인 세리에 A 사무국에도 함께 보냈다"고 밝혔다.
친선경기 당일 '경기 시간을 줄이지 않으면 위약금을 물고 경기를 취소하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요구를 한 인물은 유벤투스 구단의 부회장인 파벨 네드베드(46)로 드러났다.
유벤투스가 경기 시간 축소는 물론 취소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AFP] |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김진형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은 "유벤투스가 경기장을 도착하기 전에 관계자가 '경기를 오후 9시에 시작하자'고 했다. 말이 되지 않는 소리였다. '팬들이 이미 입장해 오랜 시간 기다리고 있었고 시간도 맞춰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유벤투스는 또한 전·후반을 40분씩, 하프타임을 10분으로 줄이자는 이야기를 했지만 거절했다. 이유까지 설명하며 제안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김진형 팀장은 이어 "유벤투스 구단에 항의 공문을 보냈다. 세리에A 사무국에도 참조해서 보냈다. 그쪽 사무국에서 어떤 조치를 취할지는 모른다. 다만 이탈리아 클럽인 유벤투스가 비상식적인 행위를 한 것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보낸 서한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주최측인 더페스타에는 위약금 청구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K리그는 명예에 피해를 봤다. 위약금 이외에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후반 경기시간 45분'과 '하프타임 15분'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만들어 놓은 축구 규칙서에 담긴 규정이다.
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명문구단 유벤투스가 '90분간 경기를 뛰지 못 하겠으니, 80분으로 줄이고 싶다'고 요구한 셈이다.
앞서 유벤투스는 지난 26일 팀 K리그와의 친선경기에 출전하고자 내한했지만 예정된 킥오프 시간보다 50분이나 늦은 밤 9시경에 경기장에 도착했다.
또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는 몸도 풀지 않은채 벤치에만 앉아 있어 팬들의 원성을 샀다.
유벤투스 구단측은 아직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yoonge9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