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글로벌 자동차 메이저들의 중국 생산라인에 일제히 브레이크가 걸렸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자동차 시장의 판매 실적이 가파르게 줄어들면서 업계의 공장 가동이 사실상 마비된 것.
'돈 버는 시장' 중국 자동차가 20여 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사진=바이두] |
업계 전문가들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상당수의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포드와 PSA를 필두로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중국 생산라인 가동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의 판매 규모가 연간 기준으로 약 20년래 첫 감소를 기록했고, 올 들어서도 턴어라운드를 이루지 못한 결과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승용차 판매는 2300만대로,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연초 이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상반기 판매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줄어든 것.
올해 상반기 포드의 중국 공장 가동은 잠재 생산력의 11% 선에 그쳤다. 같은 기간 포드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무려 27% 급감했다.
상황을 푸조를 생산하는 PSA도 마찬가지. 상반기 생산 규모가 102대에 불과했다. 생산라인 가동이 1%에도 못 미친 셈이다.
PSA가 중국 현지 자동차 업체 동펑 자동차와 설립한 조인트벤처의 생산라인 가동 역시22%에 그쳤고, 상반기 판매 실적은 62% 급감했다.
독일 폭스바겐의 지난 1분기 판매가 전년 대비 6% 감소했고, 제너럴 모터스(GM)는 같은 기간 10%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컨설팅 업체 에버코어 ISI에 따르면 폭스바겐과 GM의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의 비중이 각각 38%와 23%로 파악됐다. 중국 시장의 하강 기류에 따른 충격이 작지 않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주요 업체들이 손익분기점에 이르기 위해서는 생산라인을 최소 8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 수준의 운영으로는 중국 시장에서 수익 창출이 어렵다는 얘기다.
번스타인의 로빈 주 애널리스트는 FT와 인터뷰에서 “머지않아 일부 업체들은 중국 시장의 비즈니스를 심각하게 재고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설비 과잉으로 인해 이익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 일본 스즈키가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 대기업이 중국에서 철수한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 벌어진 일이었다.
여기에 경쟁적인 가격 할인도 자동차 메이저들의 숨통을 조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5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포드는 신차를 앞세워 소비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회의적인 표정이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내년 중국 자동차 판매가 반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증가 폭이 1~2%로, 10년 전 두 자릿수 성장을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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