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남동생 리센양(李顯陽)이 올해 안으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총선을 앞두고 야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면서 향후 치열한 선거전이 예측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센양은 28일(현지시간) 밤 페이스북에 "전적으로 전진싱가포르당(PSP)의 원칙과 가치를 지지한다"며 야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리센양은 리센룽 총리가 이끄는 여당 인민행동당(PAP)을 언급하며 "오늘날의 PAP는 더 이상 아버지의 PAP가 아니다"라며 "길을 잃었다"고 비난했다.
리센양이 싱가포르 국립 대학 문화센터에서 열린 아버지 리콴유 고(故) 싱가포르 초대총리의 장례식 행사에서 추도 연설을 하고 있다. 2015.03.29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고(故)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가 창당한 PAP는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이후 반세기 동안 집권해왔다. 지지율이 6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로 현지 국민들로부터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앞서 리센룽 총리와 리센양 형제는 이들의 아버지인 리콴유 전 총리가 머물던 생가 관리를 두고 갈등을 겪은 이후 사이가 벌어졌다.
리센룽 총리는 해당 문제에 대해 정부가 결정할 사항이라며 생가를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리센양을 비롯한 다른 형제들은 리 전 총리의 유언에 따라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들은 리 총리가 아버지의 생가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싱가포르 초대 총리인 리콴유는 지난 2015년 별세했다. 리 전 총리는 자신이 사망한 이후 자신의 집이 철거되길 원하지만 만일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가족과 후손을 제외한 사람들에게 개방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유언을 남겼다.
총선이 올해 안에 치뤄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이들 형제의 난은 정계로 확산되는 모양새이다. 다만 리센양의 정치 입문이나 PSP 입당 여부는 불확실하다.
PSP는 지난 26일 PAP 소속이었던 탄쳉보크(陳慶炎) 의원에 의해 창당된 신생 정당이다. 탄 의원은 리센룽이 정당의 일원으로서 정당에 합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싱가포르 총선이 늦어도 2021년 초에는 치러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해로 67세인 리센룽 총리는 70세가 되면 총리직에서 물러난다고 공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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