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위판장 시설현대화 방안 토론회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바닥에 깔리고 햇빛에 노출되는 수산물 위판장의 노후화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한 수산물 공급을 위해서는 위판장 현대화에 5000억원 가량의 단기적 예산 투입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24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수산물 위생·안전성 제고를 위한 산지위판장 시설현대화 방안’ 토론회에서는 산지위판장 시설현대화를 위한 지원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전국 산지위판장 222개소 중 31%가 20년 초과 노후시설이다. 이는 69개소 규모다.
냉동·냉장·제빙·저빙·오폐수처리시설 등 위생시설이 단 1개도 없는 곳도 65%인 144개소에 달했다. 산지위판장은 국내 생산 수산물의 유통 첫 관문이다.
그 만큼 위생·안전성 확보가 절실한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위판장 [뉴스핌 DB] |
박준모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 팀장은 “산지위판장은 노후화뿐만 아니라 외부 환경에 노출된 구조, 온도관리 미비, 작업공간의 미구분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며 “수산물 위생관리는 양륙장에 내리는 순간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이어 “거점형 청정위판장을 운영하기 위해선 위판장 위생관리기준을 수립하는 것이 선행돼야 하며 주요 품목별 표준모델 설정, 자기부담금 비율 완화, 위판장 종사자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양동욱 수협중앙회 경제기획부장은 “수산물 산지위판장은 어업인이 생산한 수산물을 유통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회간접자본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발전특별회계 사업으로 돼 있는 터라 위판장 시설현대화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일선 수협이 부담하는 자부담 비율을 낮추고 중앙정부가 주도해 사업을 추진, 위판장의 위생·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한다”고 전했다.
최요한 보령수협 조합장은 “산지 위판장은 어항이나 항만시설에 위치해 있는데 현행 규정상 수산물 위판기능 이외에 별도의 편의시설 등을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10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되는데다 바다에 대한 국민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위판장에서도 다른 부대사업을 할 수 있게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영수 부경대 교수는 “수산분야 예산 중 1000억원 정도만 수산물 유통·가공분야에 투입되고 있는데 이마저도 굵직한 사업을 빼고 나면 산지시장 개선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은 100억원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고 문제제기했다.
장 교수는 “이런 식으로는 산지위판장 시설 개선이 요원한 만큼 중앙정부 차원에서 대표적인 50개 정도의 위판장을 선정, 5000억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단기간 내에 현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황준성 해양수산부 유통정책과장은 “현장에서도 수산물의 저온유통 등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나 오랜 작업관행으로 현재의 상온유통도 위생‧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크다”면서 “국민이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는 유통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수산물 유통여건 혁신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황 과장은 “그동안 일정비율 국고를 보조해온 수산물위판장 현대화사업이 내년부터 지방이양 사업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정부주도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대책을 별도로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완주 의원은 “수산물 산지위판장을 영리행위가 이뤄지는 공간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한 장소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안전한 먹거리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 중 하나이기도 한 만큼 중앙정부차원에서 수산물 산지위판장의 위생·안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