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대표적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강경파인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영국의 신임 총리에 취임하면서 ‘노딜 브렉시트’가 한층 현실감을 띠기 시작했다.
브렉시트 기한이 10월 말로 다가온 가운데, 유럽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은 노딜 브렉시트 등의 혼란 상황에 대비하면서 영국의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설하는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의 EU 탈퇴는 당초 지난 3월 말로 예정돼 있었다. 이에 많은 현지 일본 기업들은 노딜 브렉시트도 시야에 두고 생산 체제 재편, 거점 이전 등을 준비해 왔다.
혼다는 영국에서 운영 중인 유일한 자동차 제조 공장을 2021년까지 폐쇄하기로 했으며, 닛산도 잉글랜드 북부 선더랜드 공장의 신형 SUV 엑스트레일의 생산 계획을 철회했다. 닛산은 엑스트레일 신모델을 일본 규슈(九州)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도요타도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에서의 생산 철수를 검토하고 있다. 토요타 영국 공장은 부품의 50% 정도를 EU 회원국과 터키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완성차의 90%를 EU에 수출한다. 현재는 수출관세가 없지만 영국이 EU를 탈퇴하게 되면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소니는 런던에 유럽 본사를 두고 있었지만, 브렉시트 이후에도 유럽에서 계속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본사를 이전하기로 했다. 파나소닉은 지난 2월 영국에 있던 유럽 본사를 네덜란드로 이전했다.
토요타의 자동차 생산 공장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 상황이 계속되면서 일본 기업들의 영국 이탈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캐논은 “향후 상황 전개를 지켜보면서 런던의 유럽 본사를 그대로 둘 지, 다른 장소로 이전할 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며, 상황에 따라 이전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게이단렌(経団連) 회장은 “혼란이 장기화되면 부품 공급망의 타격이 불가피하며 환율에 대한 영향도 우려된다”며 “일본 기업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능한 원활하게 브렉시트가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기업들의 영국 사업 철수가 늘어날 경우 영국 경제에도 충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영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은 1000여개에 이르고, 이들 기업이 고용한 인력은 14만명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나아가 지난 수년간 일본 기업들이 영국에 투자한 금액도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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