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의 등장에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는 표정이다.
EU 탈퇴 시한인 10월31일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진단이다.
반(反)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시위자가 국회의사당 밖에서 EU기와 영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사진= 로이터 뉴스핌] |
특히 시한이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을 약 2개월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 기업들은 신경을 곤두세우며 비상 대책 마련에 분주한 움직임이다.
2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존슨 신임 총리가 브렉시트 팀 구성에 나선 가운데 기업들은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제약 업계는 브렉시트 시한이 독감 시즌과 맞물리면서 관련 의약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특히 백신을 주로 취급하는 제약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0월말 실제로 노 딜 브렉시트가 결정될 경우 일반 의약품과 달리 장기간 비축하기 어려운 백신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얘기다.
유통 업계 역시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가전을 포함한 인기 품목부터 물류 시설까지 공급에 커다란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이다.
영국유통컨소시엄에 다르면 해당 업체들은 연간 매출액의 약 20%를 11월과 12월 쇼핑 시즌에 창출한다.
때문에 존슨 신임 총리의 등장과 함께 다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노 딜 브렉시트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는 브렉시트 1차 시한이었던 지난 3월보다 10월 상황이 더욱 혼란스러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쟁사인 생스베리도 지금부터 10월말까지 물류 시설을 확보하는 일이 난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물류 시설 운영 업체인 테일러스 트램스포트 그룹은 이미 90%의 공간이 가구를 포함한 각종 상품으로 꽉 찬 상태라고 전했다.
식품 업계도 고민에 빠졌다. 영국 음식료 협회의 팀 라이크로프트 이사는 WSJ과 인터뷰에서 “연말에는 수입 식품 취급이 크게 늘어난다”며 “노 딜 브렉시트가 전개되면 각종 과일과 채소류를 중심으로 공급 부족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밖에 관광 업계도 연말 성수기의 수익 창출 기회를 놓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고, 자동차 업계는 부품 조달이 마비되면서 생산 라인 가동을 멈추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입자아이다.
영국 정치권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스티븐 바클레이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3월에 비해 10월 EU 탈퇴가 주요 산업에 더욱 커다란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와 로이터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EU와 딜이 이뤄지든 그렇지 않든 10월31일 예정대로 브렉시트를 강행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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