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에 무기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의회 결의안 세 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의회 전문 매체 더 힐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와 UAE에 무기 판매를 막는 의회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결의안은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또 우리의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중요한 관계를 손상시킬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고한 민간인이 입는 피해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예멘 내 갈등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근본 원인을 다루지 못하는 잘못되고, 시간 소모적인 결의안들로는 그것(예멘 내전)을 끝낼 수 없다"고 적었다.
앞서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위협을 비상사태로 보고 의회의 승인 없이도 사우디와 UAE에 미사일과 군수품 등을 비롯한 무기 판매를 강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커져가는 이란의 위협으로부터 중동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들 국가에 대한 무기 판매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해왔다.
반면 미 의원들은 미국이 사우디에 판매하는 무기가 예멘 내전에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무기 판매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해왔다. 또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피살 이후미 의회에서 사우디로의 무기 수출을 반대하는 목소리는 더 고조됐다. 이에 이달 초 상원과 하원에서는 사우디와 UAE 등에 80억달러어치의 무기 판매를 저지하기 위한 결의안이 가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이미 예상된 바였다. 대통령의 거부권을 뒤집기 위해서는 상원과 하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표가 필요하다. 하지만 3분의 2 이상의 표가 나오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이 무효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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