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진상조사팀, 1차 조사결과보고서 수사국 제출
“펜션 주인 반발에 현장보존 미흡…수사 차질은 없어”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경찰이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하는 등 혐의를 받는 제주 고유정 사건에 대해 초기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잠정 인정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진상조사팀은 최근 수사국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1차 진상조사 결과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유정 사건 발생 이후 경찰의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특히 사건 현장보존에 미흡했고 범행에 쓰인 약물인 졸피뎀을 확보하지 못한 점, 현장 인근 폐쇄회로(CC) TV 미확보 문제 등이 부실수사 논란의 근거로 제기됐다.
이에 경찰청 진상조사팀은 이달 초부터 사건을 담당했던 제주동부경찰서 형사과와 여성·청소년과 등 관련 부서를 상대로 사실 확인에 나섰다.
[제주=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제주시 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19.06.12 leehs@newspim.com |
그 결과 진상조사팀은 현장보존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는 1차 판단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로 인해 수사에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봤다.
또 졸피뎀 미확보와 관련해서는 이외에 범행에 쓰인 도구와 고 씨의 자백 등이 있었고 압수수색 영장의 수색 대상 범위가 제한적이었던 점이 작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CCTV 자료를 실종 직후 확인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사건 처리 수순에 따라 실종자 수색에 주력하면서 발생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경찰은 이같은 진상조사 결과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에 추후 면밀한 사실관계 작업을 거친 뒤 법적 문제점 등을 정확히 파악해 종합적인 대응책에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고 씨는 지난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 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펜션 주인이 강력하게 항의하자 범행 현장 내부를 청소하도록 동의하고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지 않는 등 현장 보존에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범행에 쓰인 졸피뎀 약봉지를 고 씨의 현 남편이 발견하고 고 씨의 수상한 행적이 담긴 CCTV 화면도 피해자의 동생이 실종신고를 한 지 사흘 만에 확인에 나서는 등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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