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세계4위 수출국 일전' 기사 공유…"중요 포인트"
"경제 전쟁, 중요한 건 진보·보수 보다 애국 혹은 이적"
이해찬 "결국 문재인 정권 흔들어야 한다는 것"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청와대와 여권이 일본과의 무역 갈등을 '경제 전쟁'으로 지목, 사실상 대일본 전면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미래산업에 대한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 규제에 대해 '경제 침략'으로, 한일 무역 갈등을 '경제 전쟁'으로 규정한 상태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정국에서 청와대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페이스북에는 이같은 인식이 뚜렷하다.
조 수석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겨레의 '수출 규제 강화하는 일본의 노림수는?'이라는 기사를 공유했다. 기사는 수출 심사 강화라는 행정 조처를 통해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접점을 늘린 조처로 앞으로 일본 정부가 원하면 언제든 한국으로 수출되는 특정 물품의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절,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내용이었다.
조 수석은 이날 오후에는 한국일보의 "일본 도발로 한일 경제전쟁 발발… 세계 4위 수출국 놓고 일전"이라는 기사를 공유하며 "현재 한일 충돌의 배경에 관한 중요한 포인트를 정리한 기사"라는 의견을 달았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현 상황을 경제 전쟁으로 규정했다. [사진=조국 수석 페이스북] |
◆조국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이냐"
조 수석은 반면 조선일보·중앙일보의 일본판 제목을 소개하면서는 "혐한(嫌韓) 일본인의 조회를 유인하고 일본 내 혐한 감정의 고조를 부추기는 이런 매국적 제목을 뽑은 사람은 누구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민정수석 이전에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명한다. 그리고 두 신문의 책임있는 답변을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경제 전쟁의 관점에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도 이례적으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일본판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해당 기사들을 공개하면서 "이것이 진정 우리 국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인지 묻고 싶다"며 "한국 기업인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지금의 상황 속에서 무엇이 한국과 우리 국민들을 위한 일인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수석은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전쟁의 최고통수권자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 종전해야 하지만 전쟁은 전쟁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 좌냐 우냐가 아니라 애국이냐 이적이냐"라고 정점을 찍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leehs@newspim.com |
◆與, 일본경제침략대책특위 꾸려...이해찬 "日, 문재인 정권 흔들려 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본의 수출 규제와 관련해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 이번 사안을 일본의 경제 침략으로 규정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9일 의원총회에서 일본 아사히신문 보도를 언급하면서 "결국에는 문재인 정권을 흔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혀진다"며 "문재인 정권이 계속되는 한 규제는 계속한다는 이야기"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일본 정부가) 처음에는 강제징용을 이야기하다 북한 밀반출을 이야기하고, 전략물자에 이어 문재인 정권 이야기까지 하고 있다"며 "한 번은 건너야 할 강이고 넘어야 할 산"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가 경제 전쟁임을 강조하기 전에 현재의 한일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려 하는지에 대한 청사진을 밝혀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애국이냐, 이적이냐도 가능하지만 정부가 먼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계획을 어느 정도 보여준 다음 국민에게 따라오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