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취소 여론 확산 관련 대책 마련 '부심'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일본은 작년과 재작년이 피크였어요. 올해는 일본 여행객이 줄었는데, 항공사들이 공급은 작년보다 늘려놔 갭이 더 벌어졌죠. 안그래도 일본 노선이 힘든 상황에서 이번 이슈(일본 수출 규제)가 터진 것입니다.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라고나 할까요?"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겠다는 여론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 한 저비용항공사(LCC)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당장 7~8월 예약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빠지지는 않겠지만, 여행사쪽 얘기로는 8월 이후 일본 여행객은 갈수록 줄어들어 걱정스런 수준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저비용항공사들 [사진=뉴스핌DB] |
저비용항공사들을 중심으로 최근 일본 여행 취소 여론 확산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아직까지 관련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든다거나 하는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 노선에 대한 모니터링을 집중 강화하고 있다. 성수기가 끝나는 8월말 이후 일본 노선을 대폭 줄일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18일 저비용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9월부터 부산~일본 오사카(주 4회)·삿포로(주 3회)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에어부산도 대구∼오사카 노선을 주 2편에서 1편으로 감축 운항하며, 대구∼도쿄 노선은 아예 운항을 중단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9월 하순부터 부산~일본 사가·오이타 노선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서울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도 9월 이후 일본 노선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그동안 이들 저비용항공사들은 단거리인 일본 노선에 경쟁적으로 비행기를 늘려왔다. 최근 몇년 동안 일본 여행객 급증과 맞물리며 수익성도 뒷받침됐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매출의 25% 정도를 일본 노선에서 내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30%, 노선 비중이 60%가 넘는 에어서울의 경우 매출의 절반 정도를 일본에서 기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급 과잉에 따라 이들 저비용항공사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항공권 가격도 급락, 수익성도 점점 악화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한때 저비용항공사들이 일본 때문에 먹고 살았던 적도 있는데, 이제는 일본 노선을 조정할 때"라며 "성수기가 끝나면 일본의 비행기를 빼서 공급을 줄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