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 전 북한공사, 17일 한반도미래포럼서 발언
“북핵 프로그램, ‘쳇바퀴 안 다람쥐’와 같아”
“北, 연일 경제성과 과시…제재가 핵포기 정도 아니라는 것”
“핵개발 관여한 인물들 고위직 올라…핵포기 의사 없다는 것 방증”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탈북민인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북한에서는 지금도 핵무기 개발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며 “‘핵 동결론’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7일 서울에서 열린 ‘한반도미래포럼’에 참석해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쳇바퀴 안의 다람쥐’와 같다”며 “다람쥐가 힘만 있으면 쳇바퀴를 돌리듯 북한의 핵무기 개발도 여전히 진행 중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지난 1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북한 외교관 조성길 가족 한국행지지 시민연대 결성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태 전 공사는 이날 포럼에서 “핵동결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가림막을 쳐서 보이지 않더라도 쳇바퀴는 계속 돌아간다”며 “지금 김정은 위원장이 가림막을 치고 이 가림막을 들어서 돌아가고 있는 다람쥐 쳇바퀴를 보여주느냐, 보여주지 않느냐와 관련 있는 문제이지 그 안에서 핵개발이라는 다람쥐 쳇바퀴는 지금도 계속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북한의 핵이 동결됐다고 믿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며 “북한 매체에서 연일 경제 성과 기사를 내놓는 것을 봐도 현재의 대북제재 수준이 핵포기로 이어질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관여한 인물들에게 주요 직책을 맡긴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당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공헌한 김재룡과 리만권이 각각 내각 총리와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 올랐다면서 이 같은 현상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이어 북한이 경제발전을 위해 핵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일부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개혁개방을 통한 경제개발 형태를 지향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김 위원장이 선대 최고지도자들보다 경제개발에 대한 의욕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경제개방을 하면 세습체제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면서 “오히려 핵무기를 보유한 채 일부 핵시설을 폐기하는 방식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해 경제를 소폭 활성화시키는 선에서 현 통치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며 “가장 현실적인 비핵화 방법은 ‘대북제재 수위를 현재보다 높여 김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가 핵을 포기하지 않고서는 세습체제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