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불충분" 일본측 주장 반박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한국의 캐치올(상황허가·catch all) 제도에 대해 일본 측이 '불충분하다'라고 판단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구체적인 자료를 이용해 일본의 주장을 반박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우리나라 캐치올 통제 운영현황'이라는 자료를 배포하고 한국이 캐치올 제도 운영에 있어 일본보다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캐치올 대상품목이 더 많고 적용 제외 요건도 일본에 비해 까다롭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전경 [사진=뉴스핌DB] |
캐치올 제도는 전략물자가 아닌 품목 중에서 대량파괴무기(WMD) 등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높은 물품을 수출할 경우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1991년 걸프전쟁이 종료된 후 유엔무기사찰단(UNSCOM)의 이라크 사찰 결과 비(非) 전략물자를 이용해 핵무기를 제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입됐다.
티타늄 합금과 대형트럭, 주파수 변환기 등 산업현장에서 활용하는 물품 등의 품목들이 적용대상이다.
산업부는 자료를 통해 한국이 △법적 투명성 △통제 대상품목 △엄격한 적용요건 측면에서 일본의 캐치올 제도보다 더 까다롭게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법적 투명성 측면에서는 한국의 경우 대외무역법 19조에 캐치올 근거규정을 두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시행령에 포괄 위임하고 있다. 포괄 위임할 경우 캐치올 규제의 핵심적 내용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아 법령 위반 시 처벌이 어려운 문제가 있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 비전략물자에 대해서도 캐치올 통제 위반 시 전략물자와 동일한 제재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대외무역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통제 대상품목도 한국이 일본보다 대상품목의 범위가 더 넓다. 양국 모두 전략물자를 제외한 품목이 캐치올 규제 대상이지만 한국은 악기(제92류)와 완구(제95류)가 추가된다.
규제 적용 제외 요건도 한국이 더 까다롭다. 일본은 화이트국(전략물자 수출 우대국)에 대해서는 캐치올 적용을 제외하고 있지만 한국은 화이트국에 대해서도 부분적으로 캐치올 제도를 적용한다. 비(非)화이트국에 대해서도 일본은 캐치올 제도를 부분적으로 적용하지만 한국은 모든 요건을 적용한다.
특히 한국은 캐치올 대상 중 재래식 무기 전용이 가능한 품목에 대해서도 일본보다 더 엄격하게 감시하고 있다. 일본은 비화이트국에서도 UN 무기금수국(북한,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과 그 외 국가를 구분해 적용 요건을 차등 적용하고 있으나, 한국은 이러한 구분이 없이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일본 정치권에서 언급됐던 전략물자의 북한유출 측면에서도 제도상으로는 일본을 통한 유출이 더욱 쉽다. 한국은 북한에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 190개 중점감시품목을 지정해 관리하고 있으나 일본은 74개 품목에 대해서만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중점감시대상을 따로 설정하지도 않았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이 재래식 무기 전용 가능 품목에 대한 캐치올 제도 미비를 지적한 바 있으나 이는 한국을 폄훼하는 발언"이라며 "한국이 일본에 비해 더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