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 법무부가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1말레이시아개발회사)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를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도이체방크가 1MDB의 자금 조성을 돕는 과정에서 해외 부패법이나 자금 세탁 방지법을 위반했는지를 수사하고 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동남아시아 사업 대표였던 팀 라이스너가 수사 당국에 협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당국은 팀 라이스너의 동료였던 탄 분 키라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앞서 미 법무부는 팀 라이너스와 골드만삭스 전 직원인 로저 응을 해외 부패 방지법 위반 및 자금 세탁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바 있다. 팀 라이너스는 혐의를 인정한 뒤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
수사 당국이 주목하고 있는 탄 분 키는 골드만삭스에서 라이너스와 함께 1MDB와 연관된 업무를 맡았던 인물이다. 그는 이후 도이체방크로 이직했으며, 도이체방크에서도 1MDB 관련 거래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WSJ에 지난해 도이체방크 측이 탄 분 키가 조 로우와 접촉한 사실을 알아내자 그가 은행을 떠났다고 말했다. 조 로우는 1MDB 스캔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도이체방크는 성명을 통해 "수사 당국에 전적으로 협력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1MDB 스캔들은 나집 라작 전 말레이시아 총리와 그의 측근들이 1MDB에서 수십억달러의 나랏돈을 유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가리킨다. 나집 총리는 국내외 자본을 유치해 경제개발 사업에 나설 것이라며 2009년 1MDB를 설립했다. 미 검찰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1MDB에서 최소 45억달러가 유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최근 도이체방크는 전체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1만8000명을 감원하기로 결정했다. 도이체방크는 글로벌 트레이딩 사업부를 청산하고, 채권 운영 사업부를 축소하는 등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설 예정이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의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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