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연합(EU) 지도부와 28개 회원국 정상들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부터 18시간의 마라톤 논의를 한 끝에 집행위원장과 상임의장 인선에 대해 어느 정도 의견이 수렴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일 보도했다.
EU 정상들은 EU의 행정부 수반 격인 집행위원장은 네덜란드 출신의 사회주의자 프란스 티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 EU의 대외적 대표 격인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불가리아 출신 중도우파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WB) 최고경영자(CEO)로 결정하기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유럽연합(EU) 차기 집행위원장으로 유력시되는 프란스 티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다만 논의가 아직 진행 중이어서 막판에 결과가 뒤집어질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당초 유럽의회 다수당 대표가 집행위원장으로 지명되는 '슈피첸칸디다트'(Spitzenkandidat) 절차에 따라 유럽의회 선거에서 제1당을 차지한 중도 우파 유럽국민당(EPP)의 만프레드 베버 대표가 인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자신이 속한 EPP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이 절차를 지지한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EU 정상회의의 독립적 추천을 주장하며 거듭 반대 의사를 밝히며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첨예하게 대립하던 앙겔라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티머만스를 차기 집행위원장으로 추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메르켈 총리 입장에서는 EPP에서 집행위원장을 배출하지는 못했지만 역시 다수당인 제2당에서 집행위원장을 인선하는 슈피첸칸디다트를 지켰다는 명목을 지킬 수 있게 됐고, 마크롱 대통령 입장에서는 베버 대표가 집행위원장이 되는 것을 막았다는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
티머만스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제2당을 차지한 중도좌파 사회당(S&D) 그룹의 집행위원장 후보로서 유럽의회 선거를 총괄했다.
집행위원장 추천 후보는 EU 정상회의에서 EU 전체 인구의 65% 이상을 대표하는 21개국의 지지를 받으면 집행위원장 후보로 공식 추천된다. 이후 유럽의회 전체투표에서 의원 751명 중 과반수의 지지를 얻으면 공식 선출된다.
한편 상임의장 후보로 게오르기에바 WB CEO로 의견이 수렴된 것은 유럽의회 제1당인 EPP 소속이고 동유럽 여성 출신이라는 사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 등 EU 내부에서는 EU 지도부 구성 시 남녀 성비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으로 유력시되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세계은행(WB)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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