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광산 댐 붕괴·호주 사이클론 여파로 공급 감소
중국의 철광석 수요 증가...가격 상승 부채질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제 철광석 가격이 최근 5년내 최고치를 경신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철광석 등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 인상으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실적 악화로 직결되기 때문. 최근 환경 관련 이슈로 고로 조업정지 위기에 처한 철강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제 철광석 가격은 최근 톤당 112.96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14년 7월 이후 5년만에 최고치다. 국제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것은 브라질과 호주 등 국제 철광석 주요 시장에서 공급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브라질의 세계적인 광산업체인 발레(Vale)사는 광산 댐 붕괴사태 여파로 철광석 수출량이 급감했다. 지난달 브라질의 철광석 수출량은 2219만t으로 올 2월보다 23%, 지난해 3월보다 26% 감소했다.
브라질과 함께 세계적 주요 철광석 수출국가인 호주도 4월 초 사이클론 피해가 발생하며 수출이 줄었다. 호주의 유력 광산업체인 리오 틴토(Rio Tinto)는 사이클론에 따른 피해로 올해 1400만t의 생산 차질을 예상, 올해 연간 수송량도 하향 조정했다. 호주의 또 다른 업체인 BHP 그룹 또한 철광석 생산 전망치를 600만~800만t 낮췄다.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진=포스코] |
브라질과 호주의 철광석 공급 차질과 함께 세계 철강 수요의 70%를 차지하는 중국의 철광석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이 국제 철강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최근 경기부양 목적으로 환경규제 등을 완화하며 철강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철광석 가격 급등세가 지속되며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의 수익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철강사들은 수익성 만회를 위해 가격 인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자동차와 조선, 건설 등 주요 수요처의 저항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자동차와 조선 등 대형 고객사들은 업황 부진을 이유로 오히려 단가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철강사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철강업계는 환경 이슈로 불거진 고로 조업정지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 와중에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마저 급등하며 이래저래 하반기 경영 전략을 세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포스코는 철광석 등 원자재가 상승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20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9.1% 감소한 수치다. 현대제철도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1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빠졌다.
이재광 미래에셋대우 애널리스트는 "원가 강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최소 5만원 수준의 가격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철강사 입장에서는 원가 급등에도 불구, 상반기에 동결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원가 상승분 만큼의 가격 인상은 수요업체에 대한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