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받은 450억원 스위스 예금채권 국세청 미신고 혐의
법원 "해외계좌 인식했음에도 수년간 신고의무 회피"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수백억원의 해외 상속계좌를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남호(68)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60)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등 한진그룹 형제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김유정 판사는 26일 국세 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두 형제에게 각각 벌금 20억 원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은 선친 사망 이후 5년간 해외 보유계좌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피고인들이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수년간 신고의무를 회피하고 보유계좌 잔액도 상당한 규모이기 때문에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관련 세금을 이미 납부하거나 납부할 예정이라는 점, 피고인 조남호는 20년 전 벌금형 외 다른 전력은 없고 피고인 조정호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재판을 마치고 이날 선고에 대한 심경과 항소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법원을 떠났다.
검찰에 따르면 두 형제는 고(故) 조중훈 전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약 450억원의 스위스 예금채권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들에게 각각 벌금 20억원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 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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