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한국경제, 前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 특별좌담회
“실효성 있는 정책 개발과 기업환경 개선 없이 하반기 반등없어”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전(前) 한국경제학회장들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 경제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기로에 선 한국경제, 전(前) 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 특별좌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다뤘다.
한국경제학회는 경제학 대표 학회 중 하나로 다른 경제학회들의 모(母)학회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좌담회에서는 직전 3개 연도(46·47·48대) 학회장들이 모여 한 목소리로 경제부진의 장기화를 우려했다. 해법으론 경제정책의 전환을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로에 선 한국경제, 前 한국경제학회장들에게 묻는다' 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06.24 dlsgur9757@newspim.com |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에서 “국내·외 기관이 최근 경제전망을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정책 개발과 기업환경 개선이 없다면 하반기에도 반등 없이 2%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의 지난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대비 –0.4%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가 부진한데 대해 학회장들은 당분간 이 추세가 유지되거나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47대 회장을 역임한 구정모 교수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와 정치적 실험 및 역량부족이 현재의 역성장의 원인이라고 분석하며 앞으로 이 같은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46대 회장을 맡았던 조장옥 교수는 정책의 대전환이 있을 경우 내년 후반기나 돼야 경기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정책 대전환은 소득주도성장의 폐기와 시장중심의 성장위주 정책으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미중 무역갈등이 꼽혔다. 학회장들은 관세전쟁을 넘어 현재 화웨이 제재 등 글로벌 패권전쟁으로 확전되는 가운데 한국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구 교수는 최악의 경우 중국으로부터는 제2의 사드보복, 미국에서는 관세부과로 미·중 양쪽으로부터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경계했다.
반면 조 교수는 정책 리스크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대외적으로 가장 큰 현안이지만 현실과 괴리된 경제운용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정책은 고용과 성장 나아가 분배까지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활성화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시기가 늦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48대 회장이었던 김경수 교수는 정부가 경기부진의 원인을 생산성 침체가 아닌 경기순환과정 중에 일어나는 경기하강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의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정책전환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법인세 인상과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이 제조업의 경쟁력을 해치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 르네상스를 내건 것은 정부의 초조함”이라고 지적하며 오히려 시장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구 교수도 정부주도 고용과 성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잘못된 정책에 대한 반성과 과감한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무역질서 구축에 참여하기 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해외 인수합병(M&A) 확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혁신투자와 규제개혁 등이 해결책으로 함께 논의됐다.
좌담회의 사회를 맡은 배상근 한경연 전무는 “지속적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기업과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정책의 대전환과 법제도의 개선이 있어야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좌담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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