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른바 ‘킹’ 달러가 수세에 몰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하 신호를 제시한 데 따라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 비중 축소와 급락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월가가 내달 연준의 정책 결정을 주시하는 가운데 이달 회의 결과가 달러화를 중심을 외환시장 전반에 확산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반등했지만 달러 인덱스는 완만한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
6개 바스켓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장중 0.1% 가량 내리며 96.56에 거래됐다.
달러 인덱스는 이달 들어 1.3% 하락한 상황. 최근 추세가 지속될 경우 달러화는 월간 기준으로 2018년 1월 이후 최대 하락을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과 이란을 중심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0.4% 내외로 오름세를 나타냈다.
연준 통화정책 회의 후 급락했던 국채 수익률은 반등했다.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이날 장중 7bp(1bp=0.01%포인트) 뛰며 1.801%에 거래됐고, 벤치마크 10년물도 6bp 반등하며 2.064%를 나타냈다.
국채 수익률 반등과 무관하게 월가의 투자자들은 달러화의 가파른 추가 하락을 점치고 있다. 현 수준에서 최대 10%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주장이다.
아문디 파이오니어 애셋 매니지먼트의 파레쉬 우파드야야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로 인해 달러화가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베어마켓을 연출할 것”이라며 “현 수준에서 달러화가 5~10% 하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결과가 변수로 자리잡고 있지만 다음달 금리인하가 확실시된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건드라크 더블라인 캐피탈 대표는 트윗을 통해 “달러화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며 “200달러 이동평균선이 위태로운 동시에 금값 급등은 달러화의 방향 전환을 예고한다”고 설명했다.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 역시 한 목소리를 냈다. 연준의 긴축 사이클에 따른 상대적인 고수익률을 근거로 한 달러화의 상승 탄력이 꺾이고 있다는 얘기다.
모간 스탠리는 보고서를 내고 7월 금리인하를 전망한 한편 이로 인해 달러화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로이터는 헤지펀드가 이번 연준의 회의 결과를 접한 뒤 달러화 ‘팔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