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금 선물이 파죽지세로 오르며 6년래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면전과 경기 침체 경고에도 상승 모멘텀이 지극히 제한적이었던 금값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움직임에 달러화 하락이 맞물리자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온스당 1400달러 선을 뚫고 오른 것.
골드바 [출처=블룸버그] |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 심리가 급변했다는 데 의견을 모으는 한편 금값의 추가 상승을 강하게 점치고 있다.
2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8월 인도분은 3.20포인트(0.2%) 오른 온스당 1400.1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 때 금 선물은 온스당 1415.40달러까지 뛰었다. 금값이 1400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연준의 금리인하 신호와 이에 따른 달러화 약세가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값은 일반적으로 달러화 등락과 상반되는 움직임을 취한다.
아문디 파이오니어 애셋 매니지먼트는 달러화가 현 수준에서 최대 10% 하락할 가능성을 제시했고,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IB) 역시 약달러를 예상하는 상황. 금값의 추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여기에 이란과 미국 사이에 정세 불안도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금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인정찰기(드론) 격추에 대한 대응으로 이란 공습을 승인했다가 철회했다.
일단 일촉즉발의 상황이 비껴 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제재를 경고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싱가포르 소재 DBS 그룹 리서치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금값이 바닥을 쳤고, 최근 나타난 상승 추이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미국 국채 수익률의 하락과 달러화의 동반 약세,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값에 커다란 호재”라고 설명했다.
팻 프로펫의 데이비드 레녹스 상품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달러화 하락이 금값을 밀어 올리고 있다”며 “금리와 함께 달러화가 당분간 약세 흐름을 이어갈 여지가 높고, 이는 금값에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NG의 로버트 카넬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유동성이 불어나면서 금융자산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보고서에서 금 선물이 앞으로 12개월 사이 최고 온스당 16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앞으로 14% 이상 추가 상승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UBS 역시 올해 연준의 두 차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금값 강세 흐름에 무게를 실었다.
한편 금 선물은 이번주 4%를 훌쩍 넘는 상승 기록을 세웠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