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美 '2019 올해의 차' 선정 이후 판매 급증
국내 출시 3년차에 판매 증가 이례적
젊은층 타겟 우수한 성능·디자인 인기 비결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통상 신차는 출시 3년차부터는 판매량이 서서히 줄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스테디셀링카'로 변신하거나 '사라지는 차'로 접어드는 것.
하지만 현대차의 제네시스 G70이 이 법칙을 뒤짚고 역주행하고 있다. 국내 출시 3년, 미국 출시 1년만에 오히려 판매가 늘고 있다. 성능이 좋다는 입 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인피니티 G35보다 고급스럽고,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보다 날카로우며, 아우디 A4보다 기민하다.", "BMW의 3시리즈를 긴장시킬 모델이다, BMW는 조심하라." 등 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 자동차 전문지 '모터트렌드' 관계자들이 현대차 '제네시스 G70'을 이렇게 언급했다.
모터트렌드는 지난해 말 '2019 올해의 차'로 제네시스 G70을 선정했다. 모터트렌드는 1949년부터 70년째 매년 올해의 차를 발표했는데, 한국차가 뽑힌 건 사상 처음이다.
'스타 탄생'이라는 제목으로 제네시스 G70을 소개한 모터트렌드 2019년1월호 [사진=현대차] |
19일 현대차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미국 출시 이후 12월 229대에 그쳤던 G70의 월간 판매량이 올해 1월 596대로 반등했다. 이어 2월부터 4월까지는 3개월 연속 800대 수준으로 판매되다 지난 5월에는 1447대로 판매량이 급증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판매량 역주행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G70은 7694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5783대)에 비해 30% 넘게 판매가 늘었다.
현대차는 이같은 G70의 국내외 '판매 역주행' 현상을 유력 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성능과 품질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G70은 지난해 연말, 올해 초 ‘2019 올해의 차’와 ‘2019 북미 올해의 차’를 차례로 수상하며 전 세계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또 자동차 안전 부문에서 가장 공신력이 높은 IIHS(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의 차량 충돌 안전테스트에서도 최고등급(TSP+)을 받으며, '안전'까지 입증했다.
지난해 10월 연식 변경을 거치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점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와 디지털 3D 클러스터 등을 더하고 더욱 스포티한 알로이 휠을 적용해 전반적인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제네시스 G80이나 G90이 나이 든 층을 타겟으로 한데 비해 G70은 애초부터 30~40대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하지 않았느냐, 우수한 성능과 특히 디자인이 젊은층에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G70은 BMW 출신인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사장이 특별히 애정을 갖고 있는 차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2017년 G70 국내 출시 행사에서 당시 비어만 부사장은 "(현대차와) 이직 계약을 하기전에 G70의 실루엣을 봤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인상적인 G70의 디자인을 보고 고성능차를 개발하고 싶어 BMW에서 현대차로 이직했다는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G70의 선전이 제네시스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브랜드 전체 판매볼륨 확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덕분에 G70은 브랜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엔트리 모델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