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구 "미중 무역분쟁 앞두고 북중 조율 필요"
임재천 "시진핑, 무역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
권태진 "한미정상회담 맞불, 북미 협상 빨라질 수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노민호 기자 = 지난 2월 27일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중단됐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는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전격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외교가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그동안 북미정상회담 때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나 의논했다는 전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예컨대 시 주석의 방북으로 북미 간 비핵화 교착국면이 끝나고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 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북한 방문에 대해 비핵화 협상의 조기 개최 의미보다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첨예화되는 가운데 미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중국 측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했다.
또 북중정상회담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6월 남북정상회담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전망했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미보다는 사실 미중관계에 초점을 맞춘 일정"이라며 "미중관계를 두고 북중도 나름 조율이 필요한 시기"라고 언급, 미중 무역전쟁을 위한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이달말 한미정상회담 전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며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북중도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다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미중 간 무역전쟁 속에서 북한을 조금 더 다독거리면서 자기 편으로 만들려고 하는 목적"이라며 "비핵화 협상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미중관계가 점점 안 좋아졌을 때를 대비하자는 차원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이어 "중국이 미국의 압력에 조금 더 강력하게 저항하려고 하는 상황 속에서 나온 결정일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이 미중 무역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 속에 일정이 잡혀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 연구원장은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한미정상회담의 맞불 성격"이라면서 "북중정상회담에서 특별히 합의해야 할 중요한 사안이 있기보다는 한미가 밀착하는 현 상황에서 북중의 존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 원장은 그러나 "북중이 단순히 만난다기보다 대화 재개를 앞둔 의논의 성격도 있을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은 아니지만 북중정상회담의 결과에 따라 북미정상회담이 빨라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