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 신호, 점도표로는 안 낼듯.."점도표로 금리인하 신호한 전례없어"
경제성장률·PCE 물가 하향 예상..."전반적으로 완만하게 하향될 듯"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금융 시장의 관심이 오는 18~1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잔뜩 쏠려있다. 최근 연준 관계자들이 경기 둔화를 우려, 필요시 대응에 나서겠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워놓은 까닭이다.
다만 전문가 대다수는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되기 보다, 이르면 7월 회의에서 단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 성명과 경제 전망 및 점도표 수정을 통한 인하 '시그널'을 먼저 발신한 뒤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과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 FOMC 이후 내놓을 성명서와 분기별 점도표 및 경제·물가 전망에 관심을 쏟고 있다.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금리의 목표범위를 2.25~2.50%로 유지하는 한편, 이들을 통해 '차기 회의에서의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대다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4일 무역전쟁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경기확장 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연준이 금리 인하에도 열려 있음을 시사했고 이후 리차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을 투입할 것"이라고 해 연준이 차기 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점도표 [자료= 미국 연방준비제도] |
◆ '인내심' 문구 삭제 가능성 커..인하 신호, 점도표로는 안 낼듯
우선 19일 FOMC 이후 나오게 될 성명서에서 '인내심'라는 표현이 빠지고, '유연성' 등 금리 인하 쪽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기울었다는 표현이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작년 12월 연준은 금리를 현 수준으로 인상한 뒤 이후 회의서 긴축 정책을 중단하겠다며 인내심 문구를 삽입했다.
성명과 함께 나올 점도표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연준은 지난 3월 점도표 중간값을 통해 올해 금리 동결을 예고하고, 내년 한 차례 금리 인상를 예견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번 회의서 점도표가 하항될 것으로 봤으나 대다수는 연준이 인하 의지를 드러내더라도 올해에 해당하는 점도표에는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2011년 연준이 점도표를 채택한 이후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금리 인하를 예고한 적은 없기 때문이라고 마켓워치는 보도했다. TD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 모간스탠리는 연준이 올해 금리인하의 신호를 점도표를 통해서 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세 곳 모두 2020년 점도표는 하향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금리 동결을 예고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등 올해 경제 전망의 경우 하향 수정이 전망된다. 지난 3월 연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2.1%, 1.8%로 예견했다. 연준이 특히 주시하는 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내려가면 완화적 신호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미국의 PCE 물가 상승률은 1.6% 수준이다.
마이클 가펜 바클레이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지출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경제 전망치가 완만히 하향될 것으로 본다"며 "연준은 취약성이 늘어났다는 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세계 성장과 무역의 불확실성 두 가지를 주된 원인으로 강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7월 인하 전망이 대세...3차례 인하 관측도 나와
관건은 금리 인하의 시점과 횟수다. 당장 6월 회의에서 인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오는 9월까지 연준이 경제 지표를 살피며 기다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다수는 7월 30~31일 회의를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FF 금리 선물시장은 이번 회의와 7월 회의에서 인하될 확률을 각각 17.5%, 69.9%로 전망하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7월 금리 25bp 인하 가능성 69.9% [자료=시카고상업거래소] |
일각에서는 연준이 오는 7월 한 번에 50bp(1bp=0.01%포인트)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연준의 통상 정책금리 변동폭은 25bp인데, 2008년 1월 75bp 인하에도 나선 적이 있는 만큼 이 역시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가펜 이코노미스트는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수가 7만5000개로 큰 실망을 연출했음을 언급, 이번 7월 회의에서 50bp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봤다.
금융 시장이 연내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화한 가운데 올해 두 차례 인하를 넘어 세 차례 인하를 보는 시각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12일 노트에서 7월, 9월, 12월 등 연내 세 차례 인하를 전망하고, 미중 무역갈등이 부정적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 물가 지표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 연준 관계자들의 완화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 등 세 가지를 이유로 언급했다.
CME에 따르면 FF 금리 선물가격에 반영된 연내 두 차례 이상 금리 인하 가능성은 86.2%이다. 세 차례 이상 인하는 52.6%로 전망되고 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