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15년 12월 제로금리 정책 이후 첫 금리인하를 저울질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주 통화정책 회의 성명서의 ‘인내심’ 문구를 주시하고 있다.
당장 다음주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성명서에서 정책 기조 변경을 결정하기 앞서 인내하겠다는 표현이 성명서에서 사라질 경우 7월 금리인하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14일(현지시각)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따르면 미 국채 선물이 반영하는 이달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은 20%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과 관세 전면전 재개 이외에 5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와 인플레이션, 소매 판매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일제히 한파를 내고 있지만 정책자들이 당장 다음주에 금리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국채 선물이 예고하는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80%에 이르는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8~19일 회의에서 정책자들이 이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것인지 여부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월가가 신경을 곤두세우는 부분은 성명서의 ‘인내심’ 문구다. 문구의 삭제 여부가 7월 통화정책 결정의 신호탄이라는 판단이다.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가펜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금리인하 예상 시기를 9월에서 7월로 수정하고, 인하 폭이 25bp(1bp=0.01%포인트)가 아닌 50bp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음주 회의 성명서에서 문구가 변경될 전망”이라며 “이와 함께 경기 판단 하향 조정을 통해 금리인하 의지를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틱시스의 조셉 라보냐 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이 중국 경제의 하강 기류와 관세 전면전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교란을 우려하고 있다”며 “최근 정책자들의 비둘기파 발언은 7월 금리인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이달 초 시카고 연준은행이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제롬 파월 의장을 포함한 정책자들은 미국 경제의 확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제로금리 정책 종료 후 연준은 연방기금 금리를 총 9차례 인상, 2.25~2.50%로 올렸다. 월가 투자자들의 경기 침체 경고 속에 연준은 연초 통화정책 정상화를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통화정책 완화 재개를 저울질하는 상황이다.
연준이 연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경우 금융위기가 촉발됐던 지난 2008년 12월 첫 제로금리 실시 후 10여년만에 기준금리를 내리는 셈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또 한 차례 연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ABC 뉴스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정책 기조가 미국 경제의 고성장을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의 양적긴축(QT)과 파월 의장의 전반적인 정책 기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파월 의장을 충분히 기다려 줬다”고 말했다.
한편 도이체방크는 연준이 연내 세 차례에 걸쳐 총 75bp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