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멕시코로부터 당할 만큼 당했다"
"멕시코, 25년 동안 말만 해...말 아닌 행동 원한다"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위협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과 멕시코 대표단이 관세협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그라시엘라 마르케즈 멕시코 경제부장관은 3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틀 뒤인 오는 5일에는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무장관을 필두로 한 멕시코 대표단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회동할 예정이다.
같은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사람들은 수년간 우리가 멕시코와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면서 "문제는 멕시코가 미국을 남용해온 자(abuser)이며, 받기만 하고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이런식이었다"고 비난했다.
대통령은 그러면서 "멕시코가 마약딜러와 카르텔, 인신매매범, 불법이민자들의 미국 침략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어리석게도 남쪽 국경을 통해 이동이 허용됐던 수많은 미국 기업과 일자리가 세금(관세)을 통해 미국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적었다. 즉, 멕시코에 있는 미국 기업의 철수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충분히 당할 만큼 당했다"고 강조했다.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국경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 위해 큰 대표단을 보내고 있다"면서 "문제는 그들(멕시코)이 25년 동안 말만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말이 아닌 행동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멕시코)이 그렇게 바란다면 국경지대 위기를 하루 만에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기업들과 일자리는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것이다!"라고 트위터에 적었다.
앞서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0일부터 미국이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든 물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라고 밝히며 관세는 불법 이민자 유입이 중단될 때까지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관세는 △7월 1일 10% △8월 1일 15% △9월 1일 20% △10월 1일 25%로 점진적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관세가 발동될 경우 수출의 80%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멕시코가 입을 경제적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후 멕시코 남부 지역에 있는 정유공장 착공 기념행사에 참석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양국의 우정을 강조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멕시코 정부는 미국 정부의 친구이다. 멕시코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친구로 남길 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는 미국인의 친구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인을 향해 "그 누구도 우리의 아름답고, 엄숙한 우정을 깨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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