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조단 '소년체전 인권상황 조사결과'
선수한테 "그걸 경기라고 했냐"며 손바닥으로 뒷목 때려
'러브호텔' 인테리어 숙소서 생활하는 점도 지적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전국소년체육대회(소년체전)에서 코치나 감독이 어린 선수들에게 인격 모욕이나 폭언 등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특조단)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인권상황 현장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특조단은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경기에 뒤처지거나 패배했다는 이유로 코치 또는 감독이 초․중학생 선수에게 고함, 욕설, 폭언, 인격 모욕 등 행위를 하는 모습이 현장에서 목격됐다”며 “특히 이런 행위가 일반 관중, 학부모, 다른 선수와 지도자가 지켜보는 중에도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일상화된 ‘코칭’이나 ‘독려’ 행위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인권위가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을 출범 시켰다. [사진= 정일구 기자] |
구체적으로는 △경기 중 여학생 선수가 코치에게 다리 부상 신호를 보냈으나 코치가 화를 내며 경기에 임할 것을 지시하는 행위 △경기 종료 후 코치가 패배한 선수를 데리고 나오면서 “그걸 경기라고 했냐!”라며 선수의 뒷목 부위를 손바닥으로 치며 화를 내는 행위 △경기 중 “너 시합하기 싫어? 기권해 임마”, “뭐하는 거야”등 지속적으로 화를 내며 학생선수를 질책, 불안감을 조성하는 행위 등이 확인됐다.
특조단은 소년체전에 참가한 초․중학생 선수 등이 이른바 ‘러브호텔’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조단 조사결과, 한 초등학교 농구부 여자선수들이 묵었던 숙소는 전형적인 러브호텔로 욕실에 문이 없이 욕조가 그대로 노출돼 있는 구조였다.
특조단은 “어린 학생들이 묵는 숙소가 일반 숙박시설과는 다른 러브호텔 용도의 인테리어가 많아 아동이 장기 숙박하기에는 부적절한 곳이 많았다”며 “대규모 아동·청소년 행사 개최와 관련한 ‘아동 적합 숙소 표준’ 등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권위는 이번 특조단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아동 참여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위한 ’인권 보호 가이드라인’ 등 필요한 인권지침을 마련할 방침이다.
imbong@newspim.com